♡베트남 어린이들이 되찾은 웃음♡
이젠 4km 떨어진 학교를 가다가 쓰러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마음껏 축구공을 차는 것도 더 이상 꿈이 아니다.
가슴을 죄어오던 통증도 이제는 없다.
베트남서 한국으로 치료차 찾아온 열두 살 뉘엔 반 아잉과
두윽 히에우의 얼굴은 이제 웃음으로 밝기만 하다.
베트남의 빙폭성에 사는 아잉과 히에우는 날 때부터 심장병을 앓았다.
아잉의 심장은 정상보다 아래 있어 다른 장기들과 부딪혔고,
히에우의 심장은 한쪽 면이 두껍고 다른 한쪽 면은 얇은 데다
심실이 한 개밖에 없는 기형이었다.
하루 빨리 수술을 받아야 했지만, 넉넉지 못한 가정형편에
치료한번 받아본 적도 없다.
특히 히에우는 ‘몇 년 살지 못할 것’이라는 의사의 말을 듣고 있는
절망 상태로 살아왔다.
지난 11월17일 국제구호단체 ‘기아대책’과 ‘대한의사협회’ 100주년 기념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무료로 수술을 받게 되었다.
서울 체류를 책임진 독지가 김영일씨(64)는 입국 당시에는
지금과 달리 아이들이 잔뜩 겁에 질려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이 수술에 대한 공포에서 웃음으로 바뀐 것은 수술 직후부터였다.
아잉과 히에우는 서울대병원에서 각각 5시간, 6시간의 대수술을 받고도 밝게 웃었다.
그리고 다른 한국 어린이들과도 장난치기도 했다.
아잉은 실밥을 제거할 때도 웃었다.
히에우의 엄마는 복도에서 아들의 수술자국을 자랑했다.
아잉은 수술 전에는 기술자가 돼서 부자가 되고 싶었지만 수술을 받은 후로는
자신처럼 병에 걸린 사람들을 치료하는 의사가 되고 싶어졌다.
또 기회가 되면 한국에 와서 공부를 하겠다고 말했다.
히에우는 축구선수가 꿈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골키퍼 반데사르를 제일 좋아하는데,
돌아가면 친구들과 한판 붙을 생각이라고 한다.
이들에게 한국은 어떤 모습일까.
아잉은 베트남에서 한참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 드라마 “주몽”과
“유리구두 이야기”를 하면서 한국 사람들이 친절하고 감성적인 것 같았다”고 말했다.
수술 후 이들은 독지가의 도움으로 남산과 한강 등 서울 시내를 구경하였다.
남산에 올라갔을 때는 마침 눈도 내렸다.
베트남에서는 볼 수 없는 광경에 넋이 나간 듯 서울전경을 내려다보며
‘ 와’하고 함성을 질렀다.
이들을 물심양면으로 후원한 독지가 김씨는 축구공과 운동화 등
필요한 물품 몇 가지를 사줬다.
그리고는 아이들이 잘 크는 모습까지 지켜보고 싶다고 말했다.
12월 1일 마지막 진료를 받은 아이들의 표정은 더욱 밝았다.
수술을 집도한 서울대병원 이정렬 의사는 “잘 됐어요. 아주 잘 됐어요”라며
두 아이의 손을 맞잡았다.
두 아이의 수술비는 무려 5700만원. 엄마들은 연신 고개를 숙였다.
아잉의 엄마는 “아이가 숨 쉴 때마다 힘들어했는데 수술한 뒤
한결 편안해 한다”고 좋아했다.
히에우의 엄마도 “한국에 와서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친절을 느껴 감동을 받았다”며
"단순히 감사하다는 말 그 이상의 표현을 하고 싶다”고 웃으며 말했다.
◇기아대책(www.kfhi.or.kr)
기아대책(Korea Food for the Hungry International)은 지구촌 굶주린 이웃에게
‘식량과 사랑’을 전하기 위해 1971년 창립된 국제 기독교 구호단체다.
한국에서는 지난 1989년 설립돼 국내와 북한을 포함한 전 세계 60여 개국에서
긴급 구호와 개발 사업을 펼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지난 1996년부터는 국내 후원자와 해외 어린이들의 결연을 통해
2만600명의 후원자들이 제3세계 어린이들을 돕고 있다.
2003년 심장병에 걸린 타지키스탄의 어린이를 시작으로 최근 6년 동안
5개국 8명의 어린이들이 한국에 초청돼 수술을 받았다.
(본문이 너무길어 줄여서 옮김)
<경향닷컴/이성희기자 mong2@khan.co.kr>
세상에 별로 알려지지 않는 단체에서 국제적으로 베푼 숨겨진 선행은
아마 사랑과 감사의 절기(성탄절)에 즈음하여 하느님께서 인간을 통하여
자비를 베푸신 사랑의 실천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옮긴이의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