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여, 야훼의 빛을 받으며 걸어가자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우리에게 하느님의 뜻을 향해 집중하라고 강조하시며, 기다림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너희의 주인이 언제 올지 모르니 깨어 있어라. ... 사람의 아들도 너희가 생각지도 않은 때에 올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노아 시대에 사람들이 시대의 징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하느님의 뜻을 깨달아 실천하려는 태도도 갖추지 않은 채 오로지 먹고 마시며 살았다고 말씀하십니다. 이런 사람들 앞에서 예수님은 “깨어” 있기를 바라십니다. 우리 눈길이 올바른 방향을 향해 있을 때 우리는 진정한 삶의 목적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잠들어 있다’는 것은 우리의 주인께서 우리에게 오신다는 사실은 잊고, 우리의 욕심과 악함에 우리 자신을 내맡겼음을 뜻합니다. 반면 ‘깨어있다’는 것은 우리 삶이 올바른 방향을 향해 있음을 뜻합니다. 하느님과 이웃을 향한 사랑과 너그러운 마음을 지향하는 것입니다. 진정 깨어있다는 것은 우리 마음을 기울일 마땅한 가치가 있는 것에 온 마음을 집중하고 삶을 내어놓음을 의미합니다. 하느님께서 이루시는 일치와 사랑, 평화가 우리의 온전한 목표이겠지요. 2독서에서 바울로 역시 우리에게 비슷한 가르침을 줍니다. 그는 로마의 신자들에게 “여러분이 잠에서 깨어나야 할 때가 왔습니다. 지금은 우리가 처음 믿던 때보다 우리의 구원이 더 가까이 다가왔습니다”라고 말합니다.
대림 시기를 시작하며 교회는 우리에게 ‘잠에서 깨어날 것’을 강력히 요청합니다. 이 시기에 우리는 주된 삶의 방향, 곧 그리스도와 결합하여 그분의 은총으로, 하느님의 일을 성취하는 데 부름받았음을 기억하고 그 완성을 기다려야 합니다. 지난한 기다림으로 점철된 우리 삶이 무엇을 위한 것이었는지 다시 한번 되돌아보아야 합니다. 바울로는 단호히 말합니다. “어둠의 행실을 벗어버리고 빛의 갑옷을 입읍시다.” 1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 역시 확신에 차서 선언합니다. “오, 야곱의 가문이여, 야훼의 빛을 받으며 걸어가자.”
주님께서 기쁜 성탄을, 주님의 재림을 마음 깊이 기다리는 우리에게 강복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주님께서는 우리 삶 속에 다양한 모습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오십니다. 그분은 매 순간 당신 은총을 가지고 오시지만 우리가 잠에 빠져 있다면, “어둠의 행실”에 쌓여 살아간다면 그 너그럽고 풍요로운 환대를 맞이할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야훼의 빛을 받으며”, 주님께서 선사하시는 새로운 희망을 품고 그분의 다시 오심을 기꺼이 맞아들여야 합니다. 열린 마음과 너른 사랑으로, 하느님과 이웃을 향해 두 팔 벌린 희망으로, 우리 다시 만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