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하느님의 것입니다. 우리의 삶, 우리의 존재는 다시 하느님께로부터 나왔으며 결국 하느님 곁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 내 것이기는 하지만 내가 바로 하느님의 한 부분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내 옆에 있는 사람 역시 하느님의 것입니다. 내가 상대방에게 양보하는 것은 내 것을 빼앗기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것이 하느님께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분명히 깨달아야 합니다.
우리가 크게 착각하는 것들 중에 한 가지는 ‘내어 주는 것’, ‘손해’보는 것이 무조건 나쁜 것, 바보짓이라는 착각입니다.
가끔 장을 보러 가면 여러 가지 식재료를 구입합니다. 그리고 냉장고 가득 채우고 있는 식재료들을 보며 매우 뿌듯합니다. 하지만 한 번에 너무 많이 사면 결국 다 사용하지도 못하고 상해서 버리기 일수입니다. 식재료가 가득 찬 것을 보며 기분이 좋은 이유는 그것을 사용해 맛있는 음식을 해 먹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채우는 것에 집착해 결국 사용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헛된 기쁨이라는 말입니다.
잘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돈을 버는 이유는 쓰기 위해서입니다. 우리가 돈을 벌 때 기쁜 이유는 그 돈을 내 마음에 드는 곳에 쓰기 위해서입니다. 우리가 사랑할 때 기분이 좋은 이유는 내 사랑을 마음에만 담아두고 있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과 나누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신 모든 것이 그러합니다. 그것들은 내 창고에, 내 마음에 쌓아 놓는 것이 아니라 내 옆 사람과 나누라고 허락된 것이고 그것을 나누었을 때 가장 큰 기쁨을 누릴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분명히 알아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그리스도인의 거룩이며, 예수님을 닮은 삶입니다. 하느님이 알려주신 율법도, 계명도, 사랑도 모두 나 혼자만이 아니라 타인을 향할 때 그것이 올바르게 작동한다는 말입니다. 이것이 바로 하느님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방향입니다.
어떻습니까? 여러분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원수가 있습니까? 피하고 싶은 사람은 누구입니까? 생각 만해도 화가 나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나와 내 주변의 이웃들은 나와 ‘대립’관계에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를 이기고 그의 것을 빼앗거나, 내 것을 빼앗기면 안 되는 대상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세상은 그런 삶을 우리에게 요구하지만 그것은 하느님의 법, 예수님이 보여주신 삶과는 반대되는 착각입니다.
그 사람 역시 나만큼 소중한 하느님의 사람입니다. 상대방에게 입는 피해는 내 것을 잃는 손해가 아니라 하느님의 것을 나누는 것 뿐입니다. 내가 가진 것을 나눌 때 우리는 진정 거룩한 그리스도인이자 완전한 존재로 살아가는 첫 걸음을 내딛게 될 것입니다. 내가 나누는 사랑이 하느님과 예수님께서 이미 나에게 부어주시는 것이며, 우리에게 바라는 삶의 자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