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3주는 “성전을 허물라”는 주님의 일갈이 중심에 있습니다. 예수님이 보시기에 당시의 성전은 거룩한 기도처가 아니라, 상점처럼 타락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 당시 사람들이 성전에 기도하러 가기 위해서는 필요한 것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것은 깨끗한 짐승 한 쌍을 바쳐야 하는 것이었는데, 이를 위해 돈을 교환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소와 양과 비둘기를 파는 장사꾼들과 환금상들”이 있었고, 그들을 좆아내려 했던 것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돈이 있는 곳에 부패가 형성됩니다. 성전을 둘러싸고 이권을 나눠먹고 있던 사람들에게 예수님의 행동은 눈에 가시였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성전정화사건은 이후 예수님이 다른 많은 사람들로부터 모함을 받고, 결국 십자가를 지게 되는 배경이 됩니다.
그런데 오늘 말씀에서 주목할 것은 예수께서 “내가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요한 2:19)고 한 말씀입니다. 사람들은 되묻습니다. “이 성전을 짓는데 사십 육년이나 걸렸는데, 어떻게 사흘 만에 세우겠단 말이요?” 예수께서 성전이라 불렀던 것은 당신의 몸을 두고 하신 말씀이었는데, 그 말씀을 이해할 도리가 없었을 것입니다. 제자들도 예수님이 죽었다가 다시 부활하신 뒤에야 이 말씀을 생각하고 믿게 되었다고 하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오늘날 우리가 질문해야 할 묵상의 제목은 이렇습니다. “지금 우리가 다니고 있는 성전은 어떤 성전인가?” “참으로 하느님을 공경하고 예배하는 성전인가, 아니면 그저 겉만 화려한 하나의 건물에 불과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