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빵을 먹는 사람은?
우리는 주님의 성체와 보혈을 영하면서 그냥 습관적으로 주님의 성체와 보혈을 모실 것이 아니라, 내 손 위에 훅하고 불면 그냥 날아가 버릴 만큼 자신을 무한히 낮추시고 작은 모습으로 놓인 성체를 대하면서 한번이라도 그분께 여쭈어 보자. "주님, 어쩌자고 이러십니까? 저더러 어떻게 하라는 말씀입니까?"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말씀하신다. "나는 너와 함께 하고 싶다. 너의 고통과 기쁨과 고뇌를 함께 나누고 싶다. 너의 걱정과 근심을 함께 나누고 싶어 너에게로 이렇게 오는 것이다."고 하실 것이다. 그렇다. 주님께서는 우리를 위해서 십자가 위에서 마지막 피와 물을 다 흘리셨고 당신의 생명을 우리에게 음식으로 주시면 우리 안에서 우리의 기쁨과 고통을 함께 나누시고자 하시는 것이다.
성체성사는 일치의 성사입니다. 우선은 성체성사로 우리에게 오시어 우리 안에 함께 계시고자 하시는 그리스도와 우리의 일치이다. 신앙생활과 영성생활의 이상은 하느님과의 일치에 있다. "내가 주님 안에 있고, 주님께서 내 안에 사시는 삶"이 참된 일치의 삶이다. 항상 주님과 의논하며 사는 삶, 하느님께서 나의 삶의 중심이 되는 삶이 진정한 신앙생활이다.
성체성사는 하느님과 나의 일치뿐만 아니라 성체를 함께 받아 모시는 모든 형제들과 일치를 이루어주는 성사이다. 그런데 다 함께 성체를 모시면서도 서로 헐뜯고, 미워한다면 이는 무엇인가 크게 잘못된 일이 아닐 수 없다. 한솥밥을 먹는 사람은 한 식구이다. 우리는 한솥밥을 나누어 먹는 정도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몸을 나누어 먹는 그리스도 안에 한 형제임을 깨달아야 한다.
성체성사는 예수께서 우리의 빵이 되어주신 성사이다. 말하자면 우리의 밤이 되어주신 것이다. 참된 사랑은 희생을 통해 드러나는 것이다. 누구를 사랑한다고 하면서도 그를 위해 어떤 희생도 할 수 없다면, 그 사랑은 거짓 사랑이다. 예수님은 우리들에게 오시면서 우리도 서로가 서로에게 밥이 되어주라고 요구하신다. 성체성사는 철저히 밥이 되어줌으로 영원히 살도록 우리를 초대하고 계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