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묵상
열매를 맺으려면...
프랑스의 장 지오노라는 작가가 쓴 『나무를 심은 사람』의 이야기는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 지역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입니다. 프로방스 지방의 어느 고원 지대, 옛날 그곳은 숲이 무성했고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살던 고장이었습니다. 그런데 탐욕에 사로잡힌 무지한 사람들이 나무를 마구 베어 냈습니다. 마침내 숲은 황량한 바람만 부는 폐허의 땅이 되었고 사람들은 그곳을 떠났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버림받은 그 땅에 엘제아르 부피에라는 사람이 들어가 도토리를 심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날마다 도토리를 100개씩 40년 동안 심었습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도토리 나무들이 자라고 황무지는 점점 아름다운 거대한 숲으로 변해 갔습니다. 메말랐던 땅에 물이 다시 흐르고 고기가 찾아왔으며, 새들도 숲으로 돌아왔습니다. 무엇보다도 놀라운 일은 많은 사람이 그곳을 다시 찾아와 살게 된 것이었습니다. 홀로 묵묵히 일한 한 사람의 거룩한 노력이 기적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추수 때가 되면 땅에 떨어진 밀알 한 톨에서 마흔 개가량의 씨앗이 맺힙니다. 이렇듯 씨앗 안에는 수많은 사람을 먹일 수 있는 생명이 들어 있습니다. 그런데 그러려면 먼저 땅에 떨어져 그 자신은 죽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세상에 생명의 빵을 주시는 방식도 이와 같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을 살리시려고 당신의 생명을 내놓으셨습니다. 생명을 얻으려면 죽어야만 합니다. 우리가 남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날마다 순간순간 죽을 때 세상은 생명을 얻게 될 것입니다.
영성체 묵상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의 언덕 골고타를 눈앞에 두고 계십니다. 이제 예수님의 때가 온 것입니다. 십자가 위에서 수난하실 때입니다. 예수님께는 참으로 힘든 시간입니다. 그러나 그 시간을 겪는 것은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것이며, 그 시간은 십자가를 거쳐 부활하시어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