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로 사도는 사랑이 율법의 완성이라고 했습니다. 이웃과 화해하고 사랑의 관계를 여는 것은 신앙의 가장 아름다운 행위입니다. 우리가 안고 사는 인간관계의 문제를 우리 힘으로는 풀기 어렵습니다. 오늘 예배에서 주님의 도우심을 청하며 이웃을 용서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갖도록 합시다.
만 리 길 나서는 길 / 처자를 내맡기며 / 맘 놓고 갈만한 사람 /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 온 세상 다 나를 버려 /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 “저 맘이야.” 하고 믿어지는 /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 탔던 배 꺼지는 시간 /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 “너만은 제발 살아 다오.” 할 /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 /
우리가 잘 아는 함석헌 선생의 시 “그 사람을 가졌는가”의 일부입니다. 살아가는 동안 자신을 깊이 이해해 주고 믿어 주는 그런 친구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정말이지 이런 친구가 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내 모든 것을 믿어 주고 나를 위해 목숨까지 내어 줄 수 있는 친구, 내 깊은 상처를 어루만져 주고, 슬플 때 달려가 엉엉 울어도 그런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 주며 내 깊은 상처를 어루만져 주는 친구가 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런 친구가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우리 삶은 외롭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일생에서 그런 친구를 만나는 일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자신이 누군가에게 그 기다리는 친구가 되어 주면 어떻겠습니까? 삶의 짐을 덜어 주고 어려움을 함께 나누며 손을 붙잡고 주님께 기도해 주는 사람, 그 사람의 비밀스러운 아픔을 품어 주고 함께 아파하며 사랑해 주는 사람, 모든 사람이 손가락질하며 그를 외면해도 나만은 곁에 남아 그의 편이 되어 줄 수 있는 사람, 내가 그런 사람이 되어 주면 어떻겠습니까? 어쩌면 내가 기다리는 그런 좋은 친구는, 내가 누군가에게 그런 친구가 되어 줄 때 이미 내 곁에 와 있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