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을 통한 치유와 회복
오늘 복음서를 살펴보면 예수님에 대한 일반 사람들의 생각은 '세례자 요한, 엘리야, 예언자'라고 서로 엇갈리는 의견을 내어 놓고 있는 반면에 헤로데 왕은 '내가 목을 벤 요한이 다시 살아난 것이다.'라고 단호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헤로데 왕은 왜 그렇게 말할 수 있는가? 여기서 인간 내면의 세계를 엿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겉으로는 잘 나타나지 않아도 인간은 누구나 내면 깊숙이 잠재하고 있는 어떤 것들이 존재하고 있는데 그것이 평소에는 잘 나타나지 않다가 어떤 상황에 처하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밖으로 드러나게 마련입니다.
우리 속담에 '도둑이 제발 저린다.'는 말이 있습니다. 인간은 하느님이 주신 양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양심은 그 사람의 행동에 대한 옳고 그름을 판단해 주기에, 양심에 따라 행동을 하였을 때에는 자기도 모르게 기쁘고, 보람을 느끼고 마음에 평화스러움을 느끼지만, 반대로 양심에 어긋난 행동을 했을 때에는 늘 불안하고 불편합니다. 그래서 사람이 죄를 짓고는 못사는 법입니다.
'내가 목을 벤 요한이 다시 살아난 것이다.'라는 말은 헤로데 왕이 스스로 자기 죄를 고백하고 있는 것입니다. 겉으로는 평온 한 척 지내다가 예수님의 소문이 널리 퍼지자 자기 양심에 들러오는 소리로 인하여 그렇게 말을 하게 된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헤로데 왕처럼 자기 마음에 남아 있는 큰 상처를 한번도 털어놓지 못했기 때문에 늘 마음의 평화를 누리지 못하고 그것에 얽매여 살아가기도 합니다. 그 상처를 고백하지 않고서는 결코 치유가 될 수 없습니다. 매듭은 풀어야 풀리는 법입니다.
나의 무의식 속에 감추어 둔 비밀은 없는가? 양심에 거리끼는 어떤 것을 고백하지 못하고 불안한 마음으로 생활하고 있지는 않는가? 그런 죄가 있다면 진실 되게 고백하지 않고서는 마음에 안식을 얻을 수가 없습니다. 그것은 누가 도와줄 수 없는 본인 자신만이 해결할 수 있는 일입니다. 본인 스스로의 고백을 통해 치유될 수 있고 깨끗함을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