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변모는, 그 분이 특별한 분이어서 다른 모습으로 변화되었다는 것에 초점이 있지 않습니다. “그의 말”을 듣고, 그와 함께 그를 따르는 우리 모두의 변화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 신앙인의 삶은 끊임없이 자신을 변화하며 나아가야하기 때문입니다. 불안하고 흔들리는 일상 속에서도 예수 그리스도의 빛을 피우기 위해, 그의 말씀을 따라 자신의 삶을 비추어 보며, 그 분께서 우리에게 어떤 변화를 요청하시는지 민감하게 알아차리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이 성찬례에 오신 여러분은 자신을 변화시켜 하느님의 영광을 비추시기를 원하는 분들임을 확신합니다. 다만 우리가 한가지 더 기억할 것은, 우리가 함께 있어야 그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입니다. 오늘 예수님도 모세와 엘리야가 함께 계셨듯이 그리고 땅으로 내려와 제자들과 함께 계셨듯이, 우리도 역시 함께 있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신앙은 홀로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내가 아무리 하느님과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이 땅에서 그것이 서로를 향한 빛으로 비춰지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혼자서는 신앙의 힘을 내기 어렵습니다. 쉽게 지칩니다. 그러니 우리의 신앙은 우리의 사랑은 이 동대문교회 공동체 속에서 먼저 드러나서 그 빛이 점점 넓어지고 환해져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주의 변모이야기는 예수님께서 기도하러 산에 올라가셔서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분주한 일상의 삶을 잠시 끊어내고, 자기 자신을 돌이켜 볼 시간이 필요합니다. 쳇바퀴 돌아가듯 정신없이 바쁜 일상에서 잠시 세상과, 가족과, 자기 자신의 욕심과도 멀어지는 순간이 우리에게는 진정 필요합니다. 그리고 곧 시작되는 사순절을 이러한 시간으로 삼아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