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리스도가 오실 길>
귀한 손님을 맞이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새벽부터 일어나 들뜬 마음으로 꽃단장을 합니다. 머리를 단정하게 빗어넘기고 가장 멋진 옷을 고르는데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이날을 위해 준비해 놓은 옷과 신발이 많았습니다. 모든 준비가 끝나도 무언가 부족한 것이 없나 계속해서 거울을 들여다봅니다. 조금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발견해 쓸어넘기고 나면 만족감에 부풉니다. 그런데 하필 그날 새벽부터 눈이 내렸어요. 혹시 내리는 눈을 맞으면 머리가 헝클어질까 밖으로 나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날 그들은 기다리던 손님을 만날 수 없었습니다.
찾아오던 손님은 그곳 앞의 언덕에 쌓여진 눈 때문에 결국 발길을 돌렸던 겁니다. 더군다나 찾아오던 손님은 다리를 크게 다쳐서 혼자서 걸을 수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이 사람은 다리를 치료하기 위해 찾아온 환자였고, 그곳은 병원이었습니다. 의사들은 진짜 준비해야 할 것은 하지 않고, 다른 것만 준비했습니다. 환자는 생각지 않고, 자신들이 만족해하는 것만을 준비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 세례자 요한은 이렇게 외칩니다.
"회개하여라. 하늘 나라가 다가왔다!"
너희는 주의 길을 닦고 그의 길을 고르게 하여라.”
요한이 외치는 회개는 결국 주님이 오실 길을 미리 닦는 것입니다. 나를 포함한 우리 모두에게 빛으로 오실 주님의 그 길입니다.
그러니 세례자 요한의 입을 통해 우리에게 전하는 ‘회개’는 눈물 흘리고, 마음이 시원해지는 참회에서 멈추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세례와 같이 어떤 의식을 통해 내가 지은 죄를 사함 받는 것도 아닙니다. 내 삶의 알곡(희망)은 살리시고, 쭉정이(좌절)는 태우시는 은혜의 주님. 우리 안에 사랑의 열매를 맺지 못하게 하는 어둠과 아픔을 손수 도끼로 쳐내 주시는 그분의 인도에 감사하며 우리의 삶이 그분이 오시는 길이 되어 드리는 것입니다.
대림 2주일을 맞는 오늘입니다. 매순간 우리 안에 예수 그리스도가 태어나기를 기도합니다. 내 삶의 행실이 예수 그리스도가 나에게, 그리고 우리에게 오는 평탄하고 따뜻한 길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그런 삶이 바로 그리스도인의 삶임을 깨닫고 실천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완성해야 할‘회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