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그리고 사랑과 생명의 단식-
교회의 달력은 어김없이 사순절의 시작을 알려준다. 그리스도 신앙의 핵심 신비인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의 신앙을 묵상하고 사는 시기이다. 우리 영혼의 교과서인 예수님의 십자가 앞에서 이기적 본성과 자아를 내려 놓고 낮아지며 참회하고 회개하는 시기이기에 그 어느 때보다도 하느님의 은총이 많이 내리는 때이다. 그래서 우리 믿음의 선배들은 이때를 영혼의 농사짓는 때이고 피정하는 때이며, 일년 중에 영혼 구원과 성화를 위해 시간의 십일조를 바치는 때라고 가르쳐왔다.
교회 달력은 춘분 후 만월(보름) 다음에 오는 주일을 부활절주일로 정하기에 거기에서 거꾸로 사십일을 계산하면, 사순절 시작인 재의 수요일이 결정된다. 재의 수요일부터 성 토요일까지 모두 계산하면 46일이 되는데, 그중에 영원한 생명을 주시기 위해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신 주일인 주님의 날(The Lord day) 6주(여섯번)을 빼면 사십일(40)이 된다.
이번 사순절은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주한미군의 사드배치문제, 정부의 개성공단 폐쇄 조치와 이에 따른 북의 추방으로 분위기가 어수선하고 혼란스럽다. 그럴수록 우리는 더욱 더 기도하고 구원과 해방과 자비의 원천이신 주님께로 돌아가고 무릎을 꿇어야 한다.
A.D.90~100년에 쓰여진 디다케(Didache)라는 12사도의 가르침에는 초대 교회 그리스도인들이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에 단식했다고 나온다. 이유는 수요일은 사순절 첫 날이 재의 수요일이라는 의미가 있고, 금요일은 예수님께서 죄인인 나와 인류의 죄를 대속하시기 위해 십자가의 수난과 죽음을 겪으신 날이기 때문이다.
없어질 肉(육)을 쫓지 말고 좀 더 靈(영)으로 살아야겠다. 이 시대는 육을 가진 영(靈)이 아니라 영을 가진 육(肉)으로 사는 사람, 없어질 肉(육)이 주체가 되어 살아가는 사람이 너무 많다. 성령의 빛, 말씀의 빛, 신앙의 빛을 받은 바른 이성으로 자신의 감정과 정욕, 기분과 느낌을 잘 조절하면서 살아야 한다. 항상 매사에 주님을 의식하면서 성령의 도움을 받으며 조심스럽게 살면 좋겠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마르1:15)
"사람아,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다시 돌아갈 것을 생각하여라.“
(창세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