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3) 하느님은 왜 악과 고통을 허락하는가? 아픔과 고통은 자연의 모든 순간에 필연적으로 일어나는 일입니다. 첫째, 아픔과 고통은 지구의 구조에 이미 포함되어 있습니다. 태풍과 홍수, 가뭄은 매년 지구의 여러 지역에 영향을 미칩니다. 둘째, 생명의 주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생명체는 죽습니다. 고통과 질병은 자연에서 규칙적으로 진행되는 과정의 일부분입니다. 셋째, 아픔과 고통은 인간 공존이라는 현실의 일부분이기도 합니다. 인간은 서로에게 추가적인 고통과 상처를 입힐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성폭력에서 홀로코스트에 이르기까지, 인간은 서로에게 놀라울 정도로 잔인해질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교 신앙에서 악과 고통이 주된 문제 중 하나인 이유는 하느님이 전능하시며 동시에 완전한 사랑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이 전능하시다면 모든 고통을 없애실 수 있고, 완전한 사랑이라면 우리를 위해 모든 고통을 완전히 없애실 것이라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어려운 질문 앞에서 그리스도교 전통은 두 가지 답변을 제시합니다. 첫 번째는 이성에 근거한 답변입니다. 하느님께서 이 세상 만물을 창조하신 목적이 단지 우리의 필요를 충족하는(우리 마음에 드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삶 가운데 사랑의 중심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을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삶과 죽음이라는 틀 안에서 가족 구성원으로 태어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서로와 함께 보내는 삶의 소중함을 배웁니다. 또 우리는 여러 가지 이견과 도전에 대처해야 하는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태어납니다. 여기서 우리는 사랑하는 것이 아닌 미워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으며 미움에는 고통과 상처가 뒤따른다는 사실도 배웁니다. 하느님이 세상을 이렇게 창조하신 것은 사랑을 만들어내기 위함입니다. 악과 고통이 존재하는 이유는 사랑이 이토록 큰 가치가 있음을 세상과 우리가 깨닫게 하려 함입니다. 두 번째 답변은 이성이 아니라 우리의 가슴에 호소합니다. 악과 고통의 비극에 대하여 그리스도교는 십자가의 신앙을 제시합니다. 창조주이신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습니다. 악과 고통의 현실을 우리와 함께 관여하고 온전히 참여하시는 분이 바로 사랑이신 예수 그리스도라고 우리는 믿습니다. 그 십자가는 비극과 고통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부활로 이어집니다. 이로써 우리는 비극의 한가운데에서도 언제나 희망이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언제나 부활은 찾아옵니다. 어려움 가운데서도 언제나 길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