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세상이 아버지를 하느님으로 받들게 하시며’, 이 말을 소리내어 외울 때 우리는 무엇을 기도하며 무엇을 요청하는 것일까요? 안타깝게도 많은 신자들이 이 말의 의미를 깊이 묵상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인류는 최상의 가치를 지닌 것, 우리가 경외하는 것, 감사를 담아 찬미하는 것을 ‘성스럽다’,‘거룩하다’라고 표현했습니다. 또한 인류는 이 성스럽고 거룩한 것에 친근함과 친밀감을 느꼈습니다. 조국에 대한 뜨거운 헌신, 부모를 향한 지극한 사랑을 우리는‘숭고하다’고 말합니다. 너무 아름답고 완벽하거나 경이로운 것을 마주했을 때, 그것을‘성스럽다’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성스러움, 거룩함이란 더 높고 더 순수한 최상의 가치를 지닌 모든 것을 표현하는 감정이자 활동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거룩함은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소망이기도 합니다. 진정 성스러운 것은 우리 자신 안에 존재하는‘성스러움’을 알아차리고 자유롭게 이를 갈망하도록 이끕니다. 이것이 진실로 성스럽고 거룩한 것이 지닌 기이한 특성입니다. 성스러움은 단순한 지식에 머물지 않고 우리 삶으로 흘러들어 우리를 행동하게 합니다. 성스러운 깨달음은 삶과 일치되려 합니다. 우리 안에 어떤 변화를 불러오고, 우리를 어딘가로 초대하며, 우리를 사로잡고 매혹합니다. 사도 바울은 이렇게 말합니다. “내 몸 속에는 내 이성의 법과 대결하여 싸우고 있는 다른 법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 법은 나를 사로잡아 내 몸 속에 있는 죄의 법의 종이 되게 합니다.”(로마 7:23) ‘온 세상이 아버지를 하느님으로 받들게 하시며’, 이는 그분을 실제로 보았고, 주님을 받아들인 이의 외침입니다. 그리고 오직 그 안에서 충만한 삶과 행복이 있음을 발견하게 된 이의 고백입니다. ‘온 세상이 아버지를 하느님으로 받들게 하시며’, 이 말은 나를 포함한 만물이 받게 된 성스럽고도 거룩한 그 이름을 향해 기도하는 것입니다. 이 말을 통하여 우리의 삶이 빛으로, 환희로, 찬미로, 선한 힘으로 들어 올려지기를 간구하는 것입니다. 하느님 아버지께서 온 세상을 당신의 거룩한 지혜와 사랑으로 가득 채우시기를 소망하는 것입니다. ‘온 세상이 아버지를 하느님으로 받들게 하시며’, 이 간구를 그저 입으로 외울 뿐 아니라, 풍성히 살아갈 때 우리가 가진 수많은 가능성이 실현됩니다. 우리 안에 있는 모든 것은 새로운 삶을 갈망합니다. 대다수에게 이 간구는 무거운 짐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리스도께서는 이 간구가 아버지께 드릴 가치가 있는 유일한 기도이자 첫 번째 기도임을 보여주셨습니다. 어려움을 깨닫고, 그러면서도 이 간구가 그 자체로 얼마나 좋은 것인지를 알고 이 기도를 삶으로 실천하는 것이 주님의 가르침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