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기도는 십계명과 더불어 그리스도교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글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대체로 어릴 때 부모에게, 혹은 교회학교에서 이 기도문을 배웁니다. 대다수 교인은 이 기도를 매번 드리지 않더라도 그 내용은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정해진 순서를 따라 예배드리는 그리스도교 신자라면 누구든 이 기도를 일상적으로 암송하거나 일정한 선율에 맞추어 부릅니다. 또한 주의 기도는 서양문화 유산 속에 깊숙이 뿌리 내렸기 때문에 교인이 아닌 사람들도 기도의 구절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수백만의 사람이 주의 기도를 알고 있는 셈입니다. 그러나 때로 이러한 익숙함 때문에 우리는 주의 기도를 깊이 묵상하지 못하며 이 기도의 진가를 알아보지 못합니다. 주의 기도를 탐구하는 목적은 이 기도가 지닌 힘과 의미에 기대어 개인과 교회 공동체의 영적 삶을 보다 풍성하게 하는 데 있습니다. 주의 기도는“그리스도교 역사상 가장 중요한 기도”입니다. 그리스도교 영성의 흐름에서도 이 기도는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기도는 예수께서 자신의 제자들에게 가르쳐 주신 유일한 기도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신앙생활 한복판에는 이 기도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주후 100년경 초대교회의 삶에 대해 전하는 디다케에는 당시 교회가 하루에 세 번씩 주의 기도를 드리도록 가르쳤다는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교인들은 함께 모여 예배드릴때 이 기도를 되뇌었습니다. 초대교회가 성장해나가던 처음 몇 세기 동안 신학적으로 탁월한 여러 교부들은 주의 기도를 주제로 교인들에게 설교했고, 교인들을 위해 이 기도의 의미를 밝히는 주석을 적기도 했습니다. 매우 이른 시기부터 그리스도교 교회는 교리교육, 특히 새신자를 위한 교육에 주의 기도의 의미를 가르치는 과정을 포함했습니다. 종교개혁 시기에도 십계명, 사도신경과 더불어 주의 기도를 가르치는 교회의 활동이 이어졌으며, 오늘날 많은 교회가 이 전통을 지켜가고 있습니다. 긴 시간동안 교회 전통이 주의 기도를 전하고, 가르치며 해설해 왔다는 사실은 이 기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드러냅니다. 주의 기도는 다른 시간, 공간에서 살았지만 이 기도를 드린 모든 그리스도인을 하나로 묶어줍니다. 초대교회를 이루었던 신자나, 오늘날 교회에 참여하는 신자나 모두 이 기도를 통해 하나가 됩니다. 또한 주의 기도는 다양한 흐름으로, 즉 로마 카톨릭, 동방 정교회, 성공회, 개신교로 나뉘어 교리와 실천의 측면에서 심각하게 갈라진 모든 교회들에게 공통의 기반을 제공합니다. 우리는 이 기도를 통해 진정한 교회 일치를 희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주의 기도를 탐구하는 두 번째 목적은 교회의 두터운 전통이 담고 있는 기도와 가르침에 더 깊이 참여하도록 이끄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 기도를 통해 하느님의 백성이 된다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를 깊게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