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기도는‘제자를 위한 기도’라 불러도 무방합니다. 예수께서는 자신을 둘러싼 군중이 아닌, 제자들에게 이 기도를 가르치셨기 때문입니다. 우리 마음의 진정한 상태와 가장 깊은 욕망의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드리는 기도가 무엇에 집중하고 있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기도는 우리 마음을 온전히 드러내는 지표입니다. 하느님께 큰소리로 외치든, 침묵으로 이야기하든 간에 무엇을 위해 기도하고 있는지를 살핀다면,‘우리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말이 중세시대로부터 전해집니다. “사도신경은 우리에게 무엇을 믿어야 하는지를 가르치고, 십계명은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가르치며, 주의 기도는 우리가 무엇을 원해야 하는지를 가르친다.” 토마스 아퀴나스(Thomas Aquinas)는 기도를“욕망의 해석자”라고 불렀습니다. 그의 핵심통찰은 주의 기도가 개인적인 갈망과 영적인 추구를 완성해주는 궁극적 대상을 우리에게 가르침으로써 우리 마음의 바람들을 지도하고 조정한다는 것입니다. 아우구스티누스(Augustine)는 우리가 주의 기도를 드림으로써 무엇을 위해 기도해야 하는지를 알고, 욕망을 훈련시켜 하느님의 목적과 조화를 향하도록 변화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주의 기도를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주어진 매우 구체적인 기도의 모범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예수께서 가르쳐주신 청원들이 우리가 그분에게 무엇을 어떻게 요구해야 할지 신학적인 원칙과 기준을 제공한다고 확신했고, 우리의 바람이 주의 기도에 담긴 청원과 일치하지 않는다면 그 바람은 합당하지 않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제임스 패커(James Packer)는 이들의 생각에서 논리적인 결론을 끌어냅니다. 그는 주의 기도가 모든 그리스도인의 기도가 따를 모범이라면, 우리가 드리는 모든 기도는 어떤 식으로든 주의 기도를 본받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주의 기도에 더 깊이 들어가고자 하는 사람은 예수께서 기도의 모범으로 제시하신 것에 특정한 모습, 형태가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즉 우리는 먼저 하느님의 영광을 구하고, 그 후에 하느님께서 자신의 백성에서 마땅한 영광과 존귀를 받으시도록 물질적, 영적 축복을 베풀어 달라고 간구해야 합니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아우구스티누스의 통찰을 심화시켰습니다. 그는 주의 기도야말로 “가장 완벽한 기도”라고 말하면서 주의 기도 안에서, 우리가 원하는 모든 것을 주의 기도가 제시하는 순서를 따라 구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