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15 한일성공회 공동선언]
출처: 성공회신문 제1029호 2025년 8월 11일

주 안에서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올해로 한국의 광복과 일본의 패전 80주년을 맞습니다. 이 뜻깊은 해에 우리는
하느님께서 인류에게 주신 화해와 평화의 소명을 되새깁니다.
과거를 회개하며
일본성공회는 과거 한반도에 가한 식민지 지배의 죄를 깊이 회개합니다. 우리의 조상들이 한반도의 형제자매들에게
씌운 상처와 아픔, 그리고 그로 인해 일어난 남북분단을 잊지 않으며, 주님의 용서하심 안에서 진정한 화해를 구합니다.
“서로 친절하게 하며 불쌍히 여기며 서로 용서하기를 하느님이 그리스도 안에서 너희를 용서하심과 같이 하라”
(에베소서 4:32)는 말씀처럼, 우리 양국의 성공회는 용서와 사랑으로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현재를 성찰하며
지금 세계는 전쟁과 분쟁으로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가자지구의 제노사이드’, ‘끝이 보이지 않는 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여러 지역에서 분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그리스도인들은 “화평하게 하는 자”로서의 사명을
기억해야 합니다.
일본은 전후 하느님의 은혜로 평화헌법을 제정하여 전쟁을 포기하고 어떠한 무력을 갖지 않고 평화를 추구하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이는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라”는 하느님의 뜻을 실현하는 귀한 선물이었습니다. 우리는 이 평화의 정신을
소중히 지키며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한반도는 여전히 분단의 아픔 속에 있지만, 하느님께서는 화해와 일치의 비전을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분열된 땅에
평화를 가져다주시는 것이 주님의 뜻임을 믿습니다.
한일 양국 성공회는 지난 40여 년간 진실한 교제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법을 배워왔습니다. 특히 양국 청년들
이 지속적인 교류의 경험을 통해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된 모습은 하느님께서 주신 귀한 은혜입니다. 또한 대한성공회
출신 성직자들이 일본성공회의 목회 현장에서 선교협력자로 사역하고 있는 모습은 지금까지의 양국 성공회의 교류의
결실입니다.
미래를 향해 약속하며
“하느님이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를 자기와 화목하게 하시고 또 우리에게 화목하게 하는 직분을 주셨으니”
(고린도후서 5:18)라는 말씀에 따라, 우리는 다음과 같이 실천할 것을 약속합니다.
사랑의 실천: 서로를 위해 기도하며, 이해하려 노력하고, 하느님의 사랑으로 서로를 섬기겠습니다.
진리의 추구: 역사의 진실을 외면하지 않으면서, 미움보다는 사랑으로, 정죄보다는 용서로 응답하겠습니다.
평화의 증거: 일본의 평화헌법 정신을 지지하며, 군사적 대결보다는 대화와 협력을 통한 평화구축에 헌신하겠습니다.
통일의 기도: 분단된 한반도가 하느님의 은혜로 화해하고 통일되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이 과정에서 한일 양국 성공회가
평화의 동반자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희망의 나눔: 젊은 세대들과 ‘여성’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되는 기쁨을 경험하도록 교류와 교제를 계속하겠습니다.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며 창을 쳐서 낫을 만들” 그날을 소망하며, 우리는 미움의 벽을 허물고 사랑의 다리를 놓는 일에
헌신하겠습니다.
80년 전 아픔의 역사를 딛고, 오늘 우리는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진정한 가족이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의 우정과
신뢰가 양국과 한반도의 평화통일, 그리고 동아시아의 화해에 작은 밑거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보라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시편 133:1)
주님께서 우리에게 맡겨 주신 화해의 사명을 감사히 받들어, 사랑과 평화의 복음을 증거하며 나아가겠습니다.
2025 년 8 월 15 일
대한성공회 의장주교 박동신 오네시모
일본성공회 수좌주교 우에하라 에이쇼 上原榮正 다윗
한일 양국 성공회 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