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기 사목서신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이 빵을 먹는 사람은 누구든지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곧
나의 살이다. 세상은 그것으로 생명을 얻게 될 것이다.”
(요한 6:51)
무더운 더위, 낮에 마스크를 쓴 얼굴은 쉴새 없이 땀이 맺히고, 밤에는 잠을 뒤척이며 고생하셨을 교우 여러분들에게 주님의 평온을 빕니다.
너무 안타깝게도 벌써 3번째 대면예배 중단이라는 상황을 경험하고 있는 지금입니다. 이제 너무 오래되어 익숙하다 여겼건만, 막상 다시 만나지 못하는 것에 힘이 빠지는 건 어쩔 수 없는 듯합니다. 오랜 시간 지켜왔던 신앙생활의 모습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음에, 조금씩 주님과 멀어져가는 듯한 불편함과 불안함이 마음속에 피어오르기도 합니다.
여전히 눈앞에 처한 상황에 따라 우리가 얼마나 큰 영향을 받는 존재인지, 뿌리 깊은 나무처럼 주님만 신뢰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존재임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생명의 빵으로 자신을 내어주시는 주님을 더욱 붙잡게 됩니다. 지금 내가 있는 자리에서 주님 안에 머무는 삶, 지침과 힘겨움을 헤쳐나갈 힘과 지혜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이에 우리 동대문교회는 이전과는 다른 일상에서 주님께 더 많이, 더 깊이 머무르기 위한 실천을 하고자 합니다. 성전에 모여 성찬과 애찬, 기도와 친교를 나누지는 못하지만, 각자의 자리를 성전으로 만들고 각자의 시간을 예배와 애찬의 시간으로 만들고자 합니다.
내가 주님 안에 깊이 머물면 그곳이 바로 성전이고, 그 시간이 예배의 시간이 됩니다. 내가 주님께 머물며 우리의 동역자와 이웃을 위해 기도하면 그곳이 교회이고, 그 시간이 친교의 시간이 될 것입니다. 물론 완전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에 가장 많은 시간을 차지하는 것이 먹는 것, 자는 것, 그리고 일하는 것입니다. 그 시간, 그 자리에서 주님께 머무는 기도운동을 함께 진행합니다. 보내드리는 기도문을 그 시간에 드리며 주님께 머무는 시간으로 만들고, 기도문을 그 자리에 놓음으로 그 장소를 주님의 장소로 변화시켜 나갑시다. 작지만 꾸준한 실천이 힘든 이 시기를 지혜로이 견디어 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되리라 믿습니다.
대한성공회 동대문교회 사목단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