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뉴질랜드 헤랄드] 2007년 3월 29일자 사회면에서 옮김.
2. 글쓴이는 가드 죠오지 Garth George(사진).
본문에도 나오는 [위클리 췔린지 Weekly Challenge] 잡지의 편집장.
3. 곧바로 옮기지 않고 정리 요약함. 논쟁거리가 많은 주장이라고 생각함.
다만 미국과 뉴질랜드의 추세를 아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보아 옮깁니다.
세상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책을 왜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는가? - '두루말이' 시대 이후의 성경
공립학교의 교과목을 정하는 교육관리들이 풀어야 할 과제가 있다. 그것은 성경을 교과목으로 지정하는 일이다. 이번 주 미 시사 주간지 [타임]을 보자. 미국 37개주에 소재한 학교 460 개교가 성경 과정을 개설했으며 이 과정이 인기를 끌며 그 뒤를 따르는 학교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 과정은 종교와는 상관없다. 성경이 여느 역사서나 사회를 다루는 학문분야처럼 젊은이들이 당연히 알아야 하는 텍스트라는 연유에서다.
[타임]의 종교 담당 편집자인 데이비드 반 비에타가 말한다. 교과목이란 특정한 목적에 따라 발전해왔으므로 이 점에 비춰 성경도 정교분리 정신의 헌법 조문을 위배하지 않고 학교에서 가르칠 수 있다고 한다. 한 여론조사는 미국인의 60%가 성경을 세속적 교과목으로 가르치는 데 찬성하며, 성숙하고 너른 교양을 지닌 시민으로서 성경에 대한 지식은 필수적이라고 봤다. 나는 뉴질랜드의 여론을 조사한다 해도 비슷한 결과가 나오리라고 본다.
반 비에타는 총체적 질문을 1948년 판례에서 찾는다. 학교의 세속화와 관련하여 미 대법원의 로버트 잭슨 판사는, "사회를 움직이는 종교사상의 흐름에 대해 학생들이 무지하도록 내버려두는 교육 시스템을 존중하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타임]은 여가선용, 즉 연극, 영화, 독서에도 성경 지식은 도움이 된다고 본다. 그러한 지식없이 바벨, 슈퍼맨, 펄프 픽션, 메트릭스 같은 영화를 감상하고 나디아 연대기, 다빈치 코드 같은 책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성경은 지금까지 쓰여진 책 가운데 가장 영향력이 센 책이다. 어느 해이든 어떤 시대이든 변함없이 가장 많이 팔렸다. 그러나 현실은 그리 고무적이지 않다. 미국인의 2/3 가량이 인생의 모든 근본문제에 대한 대답이 성경에 있다고 믿는 한편으로, 죠지 갤럽 조사기구는 미국을 성경 문맹국으로 부른다. 미국 성인의 절반 만이 겨우 성경 제목 하나를 안다고 하며 대부분은 성경의 첫 번째 책 이름이 뭔지조차 모른다고 한다. 이 점은 기독교 복음주의자들Evangelicals에게도 마찬가지다. 이 교파에 속하는 10대의 44%만이 산상설교에서 뽑은 특정 인용구를 가려낼 수 있다.
뉴질랜드는 어떤가. 무종파 성향의 [위클리 췔린지]에 따르면 교인들이 성경을 읽지 않는다고 경고한다. 뉴질랜드 성서협회의 회장 마크 브라운이 [도전]지 기자에게 말했다. 신도들 대부분이 성경이 중요하다고 말하면서도 정기적으로 성경을 읽는 사람들의 숫자는 자꾸 줄어만 간다고. 교회에 나가는 2048명 가운데 21%만이 매일 성경을 읽고 22%가 주에 한번 정도, 나머지는 어쩌다 가끔 읽거나 아예 안 읽는다고 응답했다.
미국, 유럽, 오스트레일리아의 성서 사역자들도 똑같은 위기를 경고한다. 미국 교수 제이 에이치 웨스터호프가 말하길, 성경이야기를 모르고, 이해하지 못하고, 소유하지 못하고, 살지 아니하는 한 우리와 우리 아이들은 결국 기독교 믿음을 저버리게 된다고 했다. 빅토리아 대학(뉴질랜드)의 종교연구 과목 강사인 크리스 마샬은 이렇게 말했다. "지금 우리가 잃고 있는 건 성서의 중심 역할에 대한 인식이며, 그 인식이야말로 기독교의 정체성과 특성을 형성한다는 사실이다."
성서의 선도기능은 무엇인가. 그것은 같은 국민으로서 우리가 누구이며, 하느님이 펼치시는 구원의 역사 어디에 우리가 서있는지, 또한 하느님 이야기를 어떻게 지속적으로 삶에 구현하는지를 생각하는 데 있다. 미국이 보여준 선도역할을 우리의 교육 정책가들도 주목하기를 바란다. 이념에 사로잡힌 채 교육 시스템의 결함에 눈이 멀어서야 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