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앉는 섬나라’ 투발루 지키기, 대한민국이 나선다
윤희일 기자 yhi@kyunghyang.com
출처 : 2018년 5월 28일 [경향신문]
해수면 상승으로 50년 뒤면 사라질 운명에 처한 남태평양 투발루의 푸나푸티섬. 나무들이 바닷물의 잦은 침수로 뿌리가 드러난 채 밑동이 석어가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우리 정부가 지구온난화로 가라앉고 있는 섬나라 투발루를 지키기 위해 나선다. 해양수산부는 30일 오전(현지 시각) 투발루 통신교통부에서 투발루 해안방재 기본계획 및 타당성조사 결과를 발표한다고 28일 밝혔다.
남태평양 뉴질랜드 북방에 위치한 작은 섬나라(면적 26만㎢)인 투발루는 최근 지구온난화로 인해 매년 5㎜씩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다. 최대 해발 고도가 5m에 불과한 이 나라는 전 국토가 해안침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투발루 정부로부터 해수면 상승에 대응하기 위한 해안방재 관련 조사 요청을 받은 해수부는 지난해 11월 투발루 교통통신부와 ‘항만개발 및 해안방재 사업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해수부는 이후 ‘투발루 해안방재 기본계획 및 타당성 조사 용역’을 추진해 왔다.
해수부는 해안가에 인접해 있는 투발루 정부청사를 비롯한 제반 시설물들을 파랑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제방시설에 대한 개략설계(상세설계 이전에 개략적인 시설비용, 방법, 규모 등을 검토한 기술자료) 등을 제시할 예정이다. 해수부는 해변에 작용하는 파력을 감쇄해 해변을 안정화 시킬 수 있는 구조물인 이안제(해안선과 떨어진 해면 측에 해안선과 평행으로 설치하는 제방)를 600m 규모로 설치하고, 60m 길이의 돌제(해안의 모래 이동을 막기 위해 해안에서 직각 방향으로 설치하는 구조물)를 설치하는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해수부는 또 해변에 모래를 인위적으로 공급해 침식된 해변을 복원하는 ‘양빈(養濱) 조성 사업’ 계획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해수부는 섬과 이안제 사이에 16만㎥ 규모의 양빈을 조성하는 방안을 제안할 예정이다. 해수부 협력단은 투발루 통신교통부 장관을 비롯한 고위급과의 면담과 실무협의회 등을 열어 투발루의 해안방재 방향 및 정보를 공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양국 협력사업을 한 단계 발전시킴으로써 유엔개발계획(UNDP)이 지원하는 투발루 해안방재사업에 국내 건설기업이 참여하는 방안도 모색할 예정이다.
장기욱 해양수산부 항만투자협력과장은 “이번 투발루와의 협력사업이 우리 기업의 남태평양 지역 진출의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