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자신이 알지 못하는 이의 기도 안에 저가 살고 있습니다.
죽음이 있기에
생명의 존엄성을 알게되고
무덤이 있기에
삶의 가치를 배우게 됩니다.
떠남의 자리는
언제나 새로운 만남으로
채워지는 것이기에
어제의 기도 안에 오늘이 있고
오늘의 기도 안에
내일을 주님께 맡기는 것입니다.
사람이 기억할 수 있는 것은
어제와 오늘뿐입니다.
주님!
저 자신을 위하여 사는 길이
오직 자신을 내어 주는 길 뿐인데
어찌하여
저 자신이 내어놓기가 힘이 드는지요
주님!
저 자신을 내어 놓기가
그렇게도 힘들었으면
모든 것 맡겨보면 될 텐데
어찌하여 모든 것을
내어 놓지도 아니하고
맡기지도 못하면서
이 세상을 이렇게 살아왔는지요
주님!
어차피 내어주어야 할 육체와
맡겨두어야 할 생명을
저가 가지고 있는 것 어느 것으로도
잡아 둘 수 없음을
배우면서 기억하지 못하고
알면서 깨닫지 못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깊은 수렁에서
빠져나오면
그 고마움을 입으로 말하고
감사함을 잊어 버리는
이 세상에 무엇을 남겨두고
떠나야 할지를 생각하는 오늘이게 하소서
주님!
저 자신이
모르는 이의 도움으로
저 자신이
알지 못하는 이의 기도 안에
저가 오늘에 있음을 기억하게 하시고
그분들을 위하여
감사함을
기리는 마음의 기도를
정성을 다하여 바치게 하소서
주님!
저의 마음이 괴로우면
저 자신을
모두 내어 놓게 하시고
저의 몸이 고통스러우면
저 자신을
송두리째 맡기는 사람으로
이 세상에 머물다가
평화로운 마음으로
님의 모습을 뵈옵게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