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을 보면 갈릴래아 바다, 겐네사렛 호수에서 많은 사건이 벌어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군중은 호수 주변으로 몰려와 있었습니다(루가 5:1). 예수님은 몇몇 어부들에게 자신을 도와 달라고 청하십니다. 그리고 어부들의 배에서 구원을 갈망하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선포하십니다(루가 5:3). 예수님은 이 모든 일을 시작하는 사람으로 시몬을 불러 택하십니다(루가 5:10). 군중들에게 가르침을 전하신 뒤에, 자신을 받아들인 어부들과 더 깊은 대화를 나누십니다. 이야기는 어부들의 일상, 그물을 던져 고기를 잡는 일에 관한 것이었습니다(루가 5:4~5). 어부들은 다른 어떤 이야기들보다 그물로 물고기를 잡는 이 이야기를 친숙하게 받아들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어부들은 예수님이 권하는 일, ‘깊은 곳에 가서 다시 그물을 던지라’는 말을 신뢰하지 못했습니다. 익숙한 이 일에 있어서 자신들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시몬은 예수님의 명령을 신뢰합니다. “네,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니 그물을 치겠습니다.” (루가 5:5)
이 장면에서 우리는 예수님의 하느님 나라 선포와 어부들의 고기잡는 일, 일상이 밀접하게 얽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예수님은 특별하고 신묘한 명령과 일로 하느님 나라를 이루려 하지 않으십니다. 소소하고 일상적인 일, 물고기를 잡아 올리는 일을 통해 하느님 나라를 경험하고 느끼게 하십니다. 시몬에게 일어났던 일은 야고보와 요한에게도 일어납니다. 그리고 이 세 명은 예수님의 사명을 이루는 일에 핵심적인 제자가 됩니다. 그들은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습니다.
구원은 이처럼 일상의 소소한 곳에서 시작합니다. 우리가 익숙하다고 여기는 장소와 일들을 통해 이뤄집니다. 가끔 신자들은 어지럽고 분주한 일상을 치워버리고, 거룩하고 신실한 삶으로 뛰어 넘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은 말합니다. 구원은 일상에서 시작합니다. 특별해 보이지 않는 평범한 일들에서 이뤄집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우리 일상에서 하느님을 따르고 발견할 수 있는 지점이 무엇인지 귀를 기울이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처럼, 복음은 우리 체험과 멀리 떨어진 곳에 있지 않습니다. 우리와 가까운 곳, 아주 익숙한 곳, 그곳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들으려 귀 기울일 때, 예수님을 닮고자 몸을 돌이킬 때 복음은 시작합니다. ‘당신에게 익숙한 그 깊은 곳에 가서 다시 그물을 던지라’ 청하시는 예수님의 부름을 따르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