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의 글
예수님께서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을 꾸짖으시는 말씀을 하시는데, 사실 우리에게는 이천 여 년 전의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을 비판하는 일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신앙생활을 어떻게 하고 있는가를 반성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우리는 이 말씀들을 우리에게 하시는 말씀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들은 말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는다" 신앙생활은 '이론'이 아니라 '삶'입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알고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사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알고 있으면서도 그렇게 살지 않는다면 그것은 모르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설교를 하는 사제들, 그리고 직책상 말을 많이 해야 하는 성서학자들, 신학자들이 가장 먼저 반성해야 합니다. 그들이야말로 '말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는' 사람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알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신앙생활은 '아는' 생활이 아니라 '믿는' 생활입니다. 알고 있는 것과 믿고 있는 것은 다릅니다. 공부를 많이 해서 지식을 쌓고 학위를 따도 믿음은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믿지 않는 지식은 신앙생활에서는 쓸모가 없습니다.
'삶으로' 실행하지 않는 말은 거짓말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자신은 실행하지 않으면서도 설교만 잘하는 사제는 거짓말만 잘하는 사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들이 하는 일이란 모두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행동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기 위한 것이었고, 자기만족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위선자들의 행동은 '연기'이고, 가짜입니다. 그것은 사람들을 속이는 짓인데, 사실은 자기 자신도 속이는 짓입니다. 만일에 위선자들이 자기가 위선자라는 것을 알고 있다면 죄책감을 느낄 텐데 실제로는 거의 대부분 자기가 위선자라는 것을 모르고 있고, 자기의 행동이 진짜라고 믿고 있기 때문에 죄책감도 없고 죄의식도 없습니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예수님의 비판을 받아들이기는커녕 반발하고 반감을 품은 것은 자신들이 위선자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고, 자기들은 진짜로 잘하고 있다고 스스로 믿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을 꾸짖으신 것은 그들을 제거하고 버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들도 구원하기 위해서입니다. 이것은 병든 부분을 찾아서 치료해 주는 사랑입니다. 우리는 "나는 그런 바리사이가 아니다." 라고 큰소리치기 전에 "혹시 나도 바리사이가 아닐까?" 라고 먼저 반성해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병을 모르고, 자기는 건강하다고 착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