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 활 -
복음서에 기록되어 있는 예수님의 부활에 관한 이야기들은 대체로 '제자들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직접 만났고, 그래서 믿게 되었다.' 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사도들이 복음으로 선포한 '예수님의 부활'은 이론이 아니라 실제로 경험한 '일'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오늘날의 우리가 예수님의 부활을 믿는 것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직접 만났다는 사도들의 증언을 믿는 것입니다. 요즘 식으로 말하면 예수님의 부활을 증명할 수 있는 물적 증거는 없습니다. 직접 경험했다는 사람들의 증언만 있을 뿐입니다. 또 예수님의 부활은 이론적으로 논증할 수 있는 일도 아닙니다. 인간의 과학으로 설명할 수 있는 일도 아닙니다. 우리는 사도들의 증언을 믿을 뿐입니다.
부활 신앙은 체험(경험) - 증언 - 믿음과 고백의 순서로 이어지고 다시 믿음을 통해서 새로운 체험과 증언으로 순환됩니다. 우리가 예수님의 부활을 믿는다는 것은 우리의 부활도 믿고 희망한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예수님의 부활을 안 믿는 사람은 자기 자신의 부활도 안 믿는다는 뜻이 됩니다. 그리고 부활을 믿는다는 것은 부활 다음에 심판이 있음을 믿는다는 뜻이 되고, 심판의 결과에 따라 영원한 생명을 얻거나 멸망하게 된다는 것도 믿는다는 뜻이 됩니다.
부활을 안 믿는 사람들은 심판도 안 믿을 것이고, 그러면 인생을 사는 모습이 크게 다를 수 있습니다. 믿음이 없어도 원래 천성이 착해서 사랑과 선행을 실천하면서 착하게 사는 사람들이 있긴 합니다. 그러나 목적지 없이 걸어가는 것과 분명한 목적지를 향해서 걸어가는 것이 같을 수는 없습니다.
심판이 있다는 것을 믿는다면 그 심판을 준비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래서 부활절은 그저 기뻐하고 경축하기만 하고 지나갈 날이 아닙니다. 부활절은 예수님의 부활에 동참하기 위해서, 그리고 그 뒤에 기다리고 있는 하느님 나라의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서 새롭게 생활을 변화시키는 날이 되어야 합니다.
심판은 전적으로 하느님의 권한이지만 그 결과는 각자 자신이 어떻게 인생을 사는가에 따라서 자기 자신이 선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심판대에 섰을 때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몰라서 마음을 졸이는 일은 없을 것이고, 그 전에 이미 자기 자신이 결과를 알게 된다는 것입니다. 자기가 어떻게 살았는지는 그 자신이 잘 알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