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심
예수님과 제자들의 만남, 또는 제자들과 예수님의 만남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하느님의 계획이었고 섭리였고 은총이었습니다.
제자들 쪽에서 본다면 그들의 간절한 소망과 준비가 있었기 때문에 이루어진 일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부르신 것이 아니라 제자들 쪽에서 이미 준비를 하고 있었고, 간절하게 바라고 있었기 때문에 제자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에 우연이란 없습니다. 하느님의 일은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을 바탕으로 해서 하느님의 계획과 의지로 이루어지는 일입니다. 그래서 모든 일은 늘 하느님의 뜻대로 되게 되어 있습니다.인간들이 반대하고 거부하고 방해해도 하느님의 뜻을 꺾지는 못합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는 사람의 일은 사람들과 함께 하기를 바라십니다.
그것은 하느님의 능력이 부족해서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사람을 사랑하시기 때문에 사람들과 함께 하기를 바라신다는 뜻입니다.
천지창조는 사람 없이 이루어졌지만 하느님 나라의 완성은 사람들과 함께 하기를 바라신다는 것, 그것이 바로 하느님께서 사람들을 사랑하신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이것은 아담과 하와 이후로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원리입니다.
예수님이 구원 사업을 하시기 위해 제자들을 부르셨을 때, 제자들은 거부할 수도 있었고 무시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거부하지 않고 즉시 예수님을 따라나섰습니다. 그것은 그들이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기다리고 있었다는 뜻입니다. 예수님께서 하시려고 하는 일에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는 것입니다. 준비되어 있었고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 그것이 사랑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에 대한 응답으로서의 사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