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가정
세속적인 기준으로만 보면 마리아의 일생은 고난의 연속이었습니다. 축복받은 생애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엘리사벳은 마리아에게 가장 복되신 분이라고 인사합니다. 세속적인 기준으로 볼 때에는 지극히 불행했지만 항상 주님께서 함께 계시는 행복한 여인이었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성가정도 세속의 눈으로 볼 때에는 가난하고 보잘것없는 가정이었지만, 항상 주님께서 함께 계시는 행복한 가정이었습니다.
많은 가정의 부모들이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가족을 위해서 열심히 일을 합니다.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거의 없습니다. 시간에 쪼들리고 돈에 쪼들리고 근심 걱정이 끊이지 않습니다. 그래도 행복한 성가정이 될 수 있습니다. 가정에 믿음과 사랑이 있고, 주님께서 함께 계신다면 얼마든지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먹고살기 힘들어 죽겠는데, 믿음과 사랑만 있으면 됩니까?" 라고 반문하거나 항의할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성모님도 요셉 성인도 먹고살기 힘든 생활을 하셨습니다. 그래도 그 가정은 행복한 성가정이었습니다. 믿음과 사랑이 있었고, 늘 주님과 함께 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먹고살기 힘들어도 주님과 함께 할 수 있습니다. 주님과 함께 한다는 것은 모든 일을 함께 한다는 것입니다. 일할 때에 주님과 함께 일할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 그 일을 함께 해 주실 것입니다. 학생들도 공부할 때에 주님과 함께 공부할 수 있습니다.주님께서 그 공부를 함께 해 주실 것입니다.
식구들이 모두 세례를 받았다고 해서 성가정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부귀영화를 누린다고 해서 성가정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어디서 무엇을 하든지, 지금 어떤 형편에 있든지, 가족 모두가 서로를 사랑하고, 믿고, 주님과 함께 살아간다면, 먹고살기 힘들어도 누구나 행복한 성가정을 이룰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 함께 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