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힘
『남부군』이라는 책을 보면 빨치산과 정부군 사이의 총격전 장면이 나옵니다. 그런데 서로를 향하여 총부리를 겨누는 들판 한가운데에 강아지 한 마리가 총소리에 놀라 어쩌지도 못한 채 가만히 있었습니다. 이때 강아지 주인으로 보이는 한 꼬마가 그 강아지를 데려가려고 들판 한가운데로 뛰어갔습니다.
그런데 참으로 놀라운 일이 일어납니다. 빨치산과 정부군이 서로 약속이라도 한 듯이 사격을 멈춘 것입니다. 총소리가 진동하던 그 들판에 한동안 침묵이 흐릅니다. 그 꼬마가 강아지를 데리고 들판을 빠져나갈 때까지 말입니다.
무엇이 그들의 총을 멈추게 했습니까? 그것은 공산주의나 민주주의라는 이념이 아니었습니다. 단지 힘없고 남에게 의지해야 하는 그 작은 꼬마둥이였습니다. 오히려 아이 하나 때문에 그들은 자신의 이념을 잠시 포기한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평화가 강한 힘에서 온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 가르치신 평화는 강한 무력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만일 그렇다면 군사력이 가장 강한 미국 시민들이 가장 평화로워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수많은 총기 사고와 강도 사건 등이 끊이지 않는 미국이 가장 평화로운 나라는 아닐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평화는 강한 힘에서 오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시는 마음으로 십자가 위에서 패배와 용서, 희생과 낮춤을 통하여 당신의 평화를 남기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