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말씀이 움트는 마음밭
언젠가 신문에서 2천 년 전 대추야자 씨앗이 발견되어 이것을 발아하는 데 성공했다고 하는 발표를 기사에서 본 적이 있었습니다. 그 씨앗은 그동안 발아의 조건이 맞지 않아 2천 년을 기다리다 조건이 되자 움을 틔우고 나무로 자라나기 시작했습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는 하늘에서 내리는 눈과 비가 땅을 적시어 싹을 움트게 해서 양식을 주듯이 주님의 말씀도 헛되이 돌아오지 않고 반드시 그 사명을 완수한다고 했지요(이사 55:10-11). 생명을 받은 이 씨앗도 그 사명을 완수하는 데 2천 년을 기다린 것입니다. 죽은 것 같은 씨앗이지만 생명이 그 안에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말씀은 생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천 년이 되어도 2천 년이 되어도, 아니 세상 끝 날까지 말씀은 생명을 품고서 씨앗처럼 우리 삶에 뿌려지고 있습니다. 이 생명의 말씀이 우리 삶에 숱하게 뿌려지고 있지만 말씀의 씨앗이 움트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지요? 말씀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마음 밭’이 문제입니다. 말씀에는 관심조차 없는 ‘돌바닥 같은 마음’, 세상 것으로 온통 가득 차 있는 ‘가시덤불 같은 마음’ 때문입니다.
마음 밭에 돌을 골라내고 온갖 잡풀을 뽑아내는 것은 우리의 몫입니다. 날마다 기도하고, 예배에 자주 참석하면서 밭갈이를 하듯 마음가짐을 맑고 정결하게 가꾸어 나가야 합니다. 열매를 내는 그 나머지는 주님께서 해 주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