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한 이들에게 나타나시는 하느님
주님께서는 오늘 스스로 안다는 사람들, 똑똑하다는 사람들에게는 당신을 감추시고 철부지 어린이들에게는 당신을 드러내신다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도 주님 앞에 어린이처럼 천진하고 순수한 마음이 되어야 합니다. 세상의 모든 탐욕과 집착을 버리고 맑고 순수한 마음으로 예배를 봉헌합시다.
‘바보’는 ‘밥보’에서 나왔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의견에 따르면, ‘밥’에 “그것을 특성으로 지닌 사람”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보’가 붙어 ‘밥보’였던 것이 동음 ‘ㅂ’이 탈락하여 바보가 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곧 밥이나 축내면서 어리석고 미련스럽게 사는 사람을 가리킬 때 바보라고 하였다는 것입니다. 오늘날 영악하고 약삭빠른 사람이 잘나가는 시대가 되다 보니, ‘바보’라는 말이 오히려 그립습니다. 듣는 우리에게 바보는 시대에 영합하지 않고 가난한 이들을 사랑하는 순수하고 천진한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주님께서는 순수하고 천진한 철부지 같은 사람에게 드러나신다고 하셨습니다. 주님께서는 겸손하고 천진하신 마음을 통하여 당신을 드러내십니다. ‘못생긴 나무가 산을 지킨다.’는 말이 있듯, 하느님께서는 세상 곳곳에서 묵묵히 살아가는 ‘못나고 바보스러운 사람들’을 통하여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고 계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