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직장에서, 사회생활에서, 그리고 교회에서 맡고 싶은 역할이 있습니다. 공동체 내에서 아무래도 자신에게 도움이 되거나 중심이 되는 그런 역할을 맡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이런 역할이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거나 중심이 되지 않으면 기분이 좋지 않고, 일할 의욕도 생기지 않습니다. 내가 도움을 받고, 내가 고생하지 않고, 내가 주목받고 싶은데 그렇지 못할 경우 우리는 상처를 받고 때로는 공동체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오늘 복음성서에서는 마르다와 마리아가 나옵니다. 예수님은 마르다와 마리아집에 오셨는데 마르다는 예수님의 시중을 들고, 마리아는 주님의 발치에 앉아서 말씀을 듣고 있었습니다. 마르다는 자신은 고생하며 예수님 시중을 들고 있는데 자신의 동생 마리아가 일을 하지 않는 모습을 꾸짖어 달라고 예수님께 부탁합니다. 그러자 예수님은 꾸중 대신 마르다에게 마리아는 좋은 몫을 택했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렇다면 예수님 시중드는 것보다 예수님 말씀을 듣고 있는 것이 더 나은 몫일까요?
이 둘은 모두 다 중요한 못입니다. 예수님의 시중을 듣는 것도 말씀을 듣는 것도 예수님을 위해 서로 필요한 중요한 몫인 것이죠.
예수님이 마르다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마음 가짐입니다. 마르다는 온전히 예수님을 향해 마음을 열지 못했습니다. 마르다의 마음은 동생 마리아에게 향해 있던 것이죠. 마리아를 향한 질투심, 시기, 교만 등으로 예수님을 바라보았던 것이죠. 그래서 마르다는 마리아와 비교하여 자신의 일을 했던 것입니다. 반면 마리아의 마음은 온전히 예수님을 향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을 잊은 체 마음이 주님께 향해 있음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좋은 몫, 나쁜 몫을 생각합니다. 하지만 교회 공동체 내에서 좋은 몫은 우리 마음이 얼마만큼 예수님을 향해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상대방과 비교한 순간 내 몫은 나쁜 몫이 되는 것입니다. 설령 세상 적으로 그 몫이 좋아보여도 주님을 향한 마음 없이 상대방과 비교한 좋은 몫이라면 그것은 교만 이라는 죄를 짓고 있는 몫입니다. 우리가 주님을 향한 온전한 믿음과 마음이 있다면 어떤 몫이든 좋은 몫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