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리의 빛을 찾아온 사람들 -
인간 삶의 진실하고 소중한 가치들은 국경도 민족도 인종도 문화도 모두 아무런 차이가 없다. 다만 선과 악이 있을 뿐이다. 사랑, 생명, 평화, 정의, 용서, 나눔은 동서고금의 선이며, 전쟁, 폭력, 죽음, 기아, 질병, 미움, 탐욕은 어느 시대 어느 곳에서나 악이라는 것이 불변의 진리다.
깨달음의 경지도, 성현의 가르침도 그렇고, 정치의 간섭을 받기 이전의 적십자사와 국경 없는 의사회의 자원봉사도 또한 그렇다. 진리를 추구하는 사람들에게는 출신과 지위, 빈부의 계급이, 정치를 구분하는 경계가 없고 다만 하느님과 사람에 대한 사랑이 있을 뿐이다.
동방 박사들은 진리를 추구하는 인간상의 본보기이다. 당시 근동 지역의 최고 문명국 페르시아의 상류층 지식인들임에도, 보잘것없는 변방 민족 유다인 가운데서, 그것도 마구간 구유에 누인 초라한 아기 모습에서 인류의 구세주가 될 분을 발견한 영적인 눈을 가진 분들이다. 그리스도로 받아들인 그 힘은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는 그 어떤 가치들도 진리보다 크지 않게 여기는 태도, 가장 완전한 것을 보고자 하는 강한 열망에서 나온 것이다.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 그리스도를 꼭 만나야 했던 시므온이나 안나처럼(루가 2:25-38 참조) 동방 박사들 또한 ‘진리의 현존’을 생애 단 한 번만이라도 목격하기를 소망했던 분들이었음이 분명하다.
오늘 우리의 신앙이 불확실한 이유는 단순하다. 사회적 부와 지위와 성공을 얻으면서 종교적 구원도 함께 얻어 누리려는 가치의 충돌 때문이다. 진실한 가치들은 국경이 없고 진리는 진리로 통하듯이, 스승을 따르는 제자의 삶도 오직 한 길뿐이다. 진리가 아니라면 듣지도 보지도 말하지도 말라! 그 진리를 깨우치려거든 내가 지금 믿고 있는 가치에 대해서 의심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