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15) 성공회는 인간을 본래 선한 존재라고 생각하나요? 어떤 그리스도교 전통은 인간을 전적으로 타락한 존재로 여깁니다. 이런 관점에 따르면 인간은 선을 행할 가능성이 전혀 없습니다. 실제로 우리는 끊임없이 스스로를 파괴하려는 경향에 빠집니다. 심지어 선을 행하려는 우리의 노력조차 대개 파괴적인 이기주의적 의도에서 비롯되곤 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았을 때 우리에게는 일말의 선의 가능성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매튜 폭스(Matthew Fox)와 같은 신학자는 인간성에 대한 이러한 관점이 문제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폭스는 인간을 전적으로 타락한 존재로 보는 관점을 지적하며, 이에 맞서 우리가 근본적으로 선한 존재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대다수 성공회 교회는 좀 더 고전적인 입장을 지지하는 편입니다. 이 입장에 따르면 우리는 모두 하느님의 형상을 따라 창조되었습니다. 따라서 근본적으로 선하고, 선한 경향성과 덕행에 열려 있는 존재입니다. 한편 동시에 우리는 타락했습니다. 따라서 결함을 가지고 우리의 행동은 곧잘 파괴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인간이 하느님의 형상을 따라 창조되었기 때문에 그리스도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교회 바깥에 있는 사람들조차 영웅적이고, 자애롭고, 동정심을 가질 수 있습니다. 동시에 인간은 죄인이기 때문에 교회 안팎의 모든 사람이 비이성적으로 파괴적이고 잔인해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선하나 동시에 결함이 있는 존재입니다. 우리는 선한 경향성과 악한 경향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습니다. 복음은 하느님이 그리스도를 통하여 은총을 베푸시어 사랑에 중심을 둔 삶을 살고, 성령으로 말미암아 보다 나은 자신을 계발할 수 있도록 우리를 초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