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는 말씀

1. 부활절기 전례 안내

오늘부터 전례색은‘백색’, 전례곡조는‘D곡’, 기원송가는‘영광송’으로 봉헌합니다.

2. 4월 교회위원회

일시 : 4월 7일(오늘) 오후 1시 / 장소 : 성당

3. 청소년부 월례교육

일시 : 4월 7일(오늘) 오후 1시 / 장소 : 엘리사벳실

4. 수요 감사성찬례 안내

4월 10일(수) 감사성찬례는 국회의원 선거로 인해 각 가정에서 기도로 대신합니다.

5. 사순절 극기헌금

사순절 기간 동안‘성공회 숲 만들기’를 위해 모은 극기헌금을 봉헌해주시기 바랍니다.

6. 김성수 주교 다큐 영화 상영 신청 안내

일시 : 4월 21일(주일) 오후 3시 / 장소 : 성북 아리랑 씨네아트센터

※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사목단에게 신청해 주십시오. 비용은 중앙교무구에서 지원합니다.

❖ 교우 동정

- 故박찬욱 다윗 교우(박형우교우 부친) 별세의향기도

일시 : 4월 7일(오늘) 11시 감사성찬례 중

- 기도 바랍니다

권영지(그레이스) 교우의 부친 故권용욱님께서 지난 30일(토) 하느님의 품으로 돌아가셨습 니다. 고인의 영원한 안식과 유가족을 위해 기도 바랍니다. 오늘 유가족들께서 감사의 마음 을 담아 애찬떡을 봉헌해 주셨습니다.

❖ 교구 일정

- 교구장 주교 선출을 위한 서울교구 임시의회

일시 : 4월 13일(토) 오전 11시 / 장소 : 서울주교좌성당

전례와 사목

주교는 누구인가?

주교직은 교회 선교의 필요에 따라 마련된 역사의 산물입니다. 성공회는 초대교회 신앙과 삶에 새겨진 주교 상을 온전히 담으려 했습니다. 복음의 전파와 교회 선교의 방편으로 주교제를 택한 것입니다. 그래서 주교제는 그리스도교의 필수 요소가 아니지만, 성공회 전통에는 필수 요소입니다.

초대교회와 성공회 전통은 주교를 신앙의 교사, 공동체의 사목자, 복음의 진리에 목숨을 바치는 순교자로 가르칩니다.

교사로서 주교는 생각과 신념이 어지러운 신앙을 바로 세우고, 변화하는 세상 안에서 그리스도교 신앙을 설득하는 사람입니다. 교회와 세상을 위태롭게 살아가는 신앙인의 경험을 분석하여 신학으로 정리하고 이를 신앙의 행동으로 이끕니다. 주교는 현장의 신학 교사입니다.

사목자로서 주교는‘교구’라는 한 교회를 신앙의 기준과 전례의 행동으로 아우르고 돌보는 사람입니다.‘교구’라는 한 교회의 책임 사목자인 주교는 자신의 대리자인 사제를 지역교회에 파송하여 주교의 권위로 신자를 보살핍니다. 다양한 지역교회의 신앙과 선교의 일치는 전례 안에서 확인하고 쇄신합니다. 이것이 선교를 위한 권위와 위계질서의 본질입니다.

순교자로서 주교는 복음 전파와 선교에 삶을 바치는 사람입니다. 여기에서 주교의 권위가 섭니다. 순교(마티리아)라는 말은‘복음 증언’의 다른 말이었습니다. 순교자는 권력과 지위와 명예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오로지 신앙을 세우고 이를 공동체가 누리며 증언하도록 돕습니다. 그 밖의 일은 순교의 의지를 꺾는 온갖 유혹일 뿐입니다.

제자 훈련 (7)

믿음과 소망과 사랑

복잡다단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안다는 것이 어떤 일인지 확실히 알지 못하며, 심지어는 우리가 알 수 있다는 사실이나 무엇을 알 수 있는지조차 알지 못합니다. 우리는 나아갈 방향을 잃어버린 것 같습니다. 공적 교회의 삶을 살펴보면, 참으로 많은 영역에서 담대함과 확신이 심각하게 상실된 것처럼 보입니다. 우리는 진정 하느님을 이해할 수 있을까요? 또 이전 세대가 확신 있게 누렸던 교리적 우주(doctrinal universe)를 온전하고 풍성한 양식 그대로 사람들이 받아들일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을까요? 이 모든 일 가운데서도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현대 세계에서 이성에 대한 신뢰가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이 말은 합리적 절차에 대한 신뢰를 상실했다거나 토론과 진지한 상호 설득에 대한 인내심을 잃어버렸다는 뜻이 아니라, 상호 설득과 진지한 토론에 의해 우리의 정신을 넓혀서 더욱 풍성한 진리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생각 자체를 상실했다는 것을 뜻합니다.

하지만 십자가의 성 요한은 우리의 지성 앞에 놓인‘장벽’을 인식하고 이해력을 휘어잡은 혼돈과 상실을 깨닫는 데서부터 진정한 의미의 신앙이 자라난다고 말합니다. 신앙이란 우리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는 포괄적이고 체계적인 해답이 아닙니다. 신앙은 아주 간단하게‘신뢰할 수 있는 관계’라는 형태를 지닙니다. 표지판과 이정표가 뜯겨 사라진 때라도 거기에는 우리를 홀로 내버려두지 않는 존재가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바로 이것이 성경적 의미에서 진정한 신앙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지성의 상실, 곧 우리가 무엇을 알며 어떻게 아는지에 대해 명확하게 인식하지 못하는 현실은 우리가 누구인지 질문하는 법을 배워 가는 어려운 작업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자유롭게 되어 그 모든 문제에 맞서며, 우리가“버림받지”않는다는 확신을 지니고 그 문제를 끌어안고 살아갑니다. 신뢰하는 관계로서의 신앙은 진리가 나를 지배할 수 있으며 또 내가 잡을 수는 없어도 사로잡히는 것이 가능하다고 여기는 확신입니다. 내가 아니라 신실하신 하느님께서 나와 살아 있는 진리의 관계를 이어 주고 지탱해 줄 때 그 관계는 신뢰할 만한 것이 됩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내 쪽에서 자신이 소유한 자원들에 대한 신뢰를 포기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선포하는 신앙은, 현명한 체계가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관계를 세워 주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할 일은 아주 단순하게 내버려두지 않으시는 하느님과 떠나가지 않으시는 그리스도를 가리키는 것입니다. 또 우리 자신이 신뢰할 만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소외감을 느끼는 사람과 자신이 누구이며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다가가 신뢰할 수 있는 관계를 맺는 사람이 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버림 받은 사람과 고난 당하는 사람, 변두리로 밀려난 사람들을 신실하게 대함으로써, 내버려두지 않으시는 분이 믿는다는 것이 어떤 분인지 보여주어야 합니다. 우리는 하느님과 신뢰 관계를 회복하고, 나아가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그런 관계를 세상에서 구체화하고 나누도록 부름 받은 사람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