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영원토록 아버지의 것이옵니다. 아멘.’- 주의 기도는 이렇게 마무리됩니다. 이 마지막 간구에 그리스도교 신앙의 세 가지 주요 상징이 등장합니다. 그 첫 번째는“나라”(The kingdom)입니다. ‘아버지의 나라’는 추상적인 무언가나 사후 세계, 또 죽음 이후에 일어날 어떤 일을 뜻하지 않습니다.‘아버지의 나라’는 무엇보다 그분을 믿고 사랑하는 이들에게 그리스도께서 선포하시고 약속하시고 주신 것이며, 이를 아버지의 나라, 하느님 나라라고 부릅니다. 이보다 더 좋고, 아름다운 것도, 이보다 더 찬란하고 기쁜 세계도 없기 때문입니다. 아버지의 나라는 그분께서 당신의 백성에게 주신 가장 좋은 약속입니다. 그 다음에 등장하는 말은“권세”입니다. 십자가에서 홀로 죽어간 사람, 자기 자신도 지켜내지 못한 이에게 무슨‘권세’가 있냐는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땅에서 가장 강한 권세를 누렸던 누군가와 비교해 봅시다. 아무리 탁월한 능력으로, 강한 권력으로 무수한 이들을 자기 아래 두었던 이라도 그 모든 것이 먼지가 되고, 아무것도 남지 않는 때를 맞이했습니다. 그러나 이“약하고, 무력한” 한 사람을 누구도 완전히 사라지게 하지 못했습니다. 어떠한 권세도 이 한 인간에 대한 기억을 인류에게서 지우지 못했습니다. 그런 그분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세상을 이겼다.”(요한 16:33) 이 선언이 우리가“나라와 권세”그리고 마침내“영광”이 당신에게, 그리고 아버지께 있다고 고백하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이 세상에서 우리가 경험하는 영광이란 얼마나 덧없고 깨지기 쉬운 모상에 불과한지 모릅니다. 그리스도는 이 세상에서 그런 영광을 추구하지 않으셨습니다. 불멸하는 영광은 어느 곳에서든 불길을 일으키신, 선함의 영광, 믿음의 영광, 소망의 영광을 타오르게 하신 그분께만 있습니다. 그분은 그토록 갑작스레‘빛을 품은 자’로 오셔서, 이 세상에 알지 못했던 빛을 비추셨습니다.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영원토록 아버지의 것이옵니다. 아멘’ - 이 기도의 마지막 간구를 기억하는 한, 이 기도를 말하고 또 말하는 한 우리의 삶은 언제까지나 그분의 나라를 향해 열릴 것이고, 그분의 권능으로 채워질 것이며, 그분의 영광으로 빛날 것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어둠과 증오에 맞서게 될 테고, 악은 그렇게 힘을 잃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