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시절에 동대문교회를 다니기 시작했지만 사실 국민학생 때 교회에 가본 적이 있기는 했습니다.
전농동 살 때인데 집 가까이에 천막 안에서 예배를 드리는 개척교회가 있었고 거기 다니던 같은 반 친구가 오라고
해서 그 교회에 가봤습니다. 성탄절 직전이었습니다. 성탄절
때 교회에서 주는 선물을 받았고 그 이후로는 교회에 가지 않았습니다. 지난 번에 말씀드렸듯이 집안 분위기
상 계속 갈 수가 없었지요. 그러니 국민학생 시절 성탄절 직전에 서너 번 가본 것을 가지고 ‘교회에 가봤다’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번에는 좀 달랐습니다. 친구 따라 교회 생활이 시작되었지만
고등학생이었기에 지적 호기심이 발동했거든요. 먼저 ‘교회라는
게 뭐 하는 곳인지’ 궁금했습니다. 그리고 ‘예수는 누구인가’도 궁금했습니다. 물론
지금이라고 이 궁금한 것이 해결된 것은 아닙니다. 아직도 이 문제들을 가지고 씨름하고 있습니다.
많은 궁금증 가운데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대한성공회’와 ‘대한성서공회’와의
관계였습니다.
‘대한성서공회’는 교회에
다니기 전부터 알고 있는 이름이었습니다. 가끔 책 사러 종로 2가에
있는 종로서점을 가면 그 옆에 ‘대한성서공회’가 있었기 때문에
퍽 익숙한 이름이었습니다.
그런데 친구 따라 와본 교회가 ‘대한성공회’였습니다.
‘대한성공회’와 ‘대한성서공회’ 이 둘은 이름이 무척 비슷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생각해봤습니다.
‘이름이 비슷한 이 둘은 어떤 관계일까?’
‘대한성공회 안에 대한성서공회가 있는 것일까?’
‘대한성공회는 대한성서공회의 한 부분일까?’
또 하나 궁금해 한 것은 교회의 호칭이었습니다.
지금은 ‘동대문교회’로 정착된 것 같습니다만 당시에는 ‘동대문교회’와 ‘성 바우로
성당’이 혼용되고 있었습니다. 왜 두 가지 호칭이 사용되는지
궁금했습니다.
‘동대문교회’와 ‘성 바우로 성당’은 각기 어느 경우에 사용하는 것인지 정말이지 궁금했습니다.
왜 ‘교회’와 ‘성당’을 같이 사용하는 것일까요? 분위기가
다른데 말입니다.
그런 게 왜 궁금할까 하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만 생전 처음 교회에 나오기 시작한 사람은 그런 게 궁금할 수도
있습니다. 사실 당시의 저처럼 아무런 교회 생활 경험도 없고 기독교에 대한 사전 지식도 없이 교회에
출석하는 경우에는 별 것이 다 궁금한 법입니다. 말을 하지 않을 뿐이지요.
이제 생전 처음 교회생활을 하는 사람의 눈에 동대문교회가 어떻게 보였는지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즉 동대문교회 다니기 시작한 첫 해에 제가 무엇을 보고 느꼈는지에 대한 얘기가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