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보다 영성 추구하는 젊은이들은 문제 아닌 선물”
제4회 요한 바오로 2세 청소년 · 청년 사목 심포지엄
한상봉 기자 | isu@catholicnews.co.kr
(출처-2014년 7월 4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교황 방한과 제6차 아시아청년대회(AYD)를 앞두고 햇살 청소년 사목센터(소장 조재연 신부)와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소장 강우일 주교)가 공동으로 3일 한마음청소년수련원에서 ‘가정과 본당을 활성화하는 효과적인 청소년 · 청년사목’을 주제로 제4회 요한 바오로 2세 청소년 · 청년 사목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로버트 맥가티 박사(미국청소년사목연합회 총회장)와 마가렛 맥가티 박사(북미 라살리언교육연합 총괄책임)는 기조강연과 아울러 미국 교회의 사례를 들어 청소년 · 청년 친화적인 본당 건설 방안을 모색했다.
“젊은이들은 미래의 교회가 아니라 바로 현재의 젊은 교회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세계청년대회(WYD)에서 청년들은 훈련 중에 머물러 있는 그리스도인이 아니라, “세례를 통해 신앙공동체의 삶과 일, 사명에 참여할 책임이 있으며, 공동체를 위해 자신들이 지닌 선물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 로버트 맥가티 미국청소년사목연합회 총회장
로버트 맥가티 박사는 기조강연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젊은이들 역시 주님의 사도로 살아야 한다”고 당부했다면서, 청년들을 어린애 취급하지 않는 교황의 말에 예레미야 예언자의 말을 덧붙였다.
“‘저는 아이입니다.’ 하지 마라. 너는 내가 보내면 누구에게나 가야 하고 내가 명령하는 것이면 무엇이나 말해야 한다. 그들 앞에서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너를 구해 주리라. 주님의 말씀이다.” (예레 1,7-8)
이어 맥가티 박사는 “젊은이는 풀어야 할 문제가 아니라, 함께 나누어야 할 선물”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프란치스코 교황은 청년들에게 두려움 없이 밖으로 나가라면서 자신이 세계청년대회를 통해 기대하는 것은 ‘엉망진창이 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저는 각 교구 안에서도 이 엉망인 상태가 퍼져 나가기를 바랍니다. 신자들이 밖으로 나가기를 바랍니다. 교회가 거리로 나가기를 바랍니다. 우리들이 모든 세속적인 것, 즉 편리한 시설, 편안함, 성직주의 및 우리를 가두는 모든 것에 대항해 우리 자신을 지킬 수 있기를 바랍니다. 본당도, 학교도, 교회기관도, 모두 밖으로 나가기 위해 존재하는 것입니다.”
맥가티 박사는 “오늘 필요한 것은 젊은이들의 기대에 부응할 줄 아는 교회”라는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말을 전했다. 요한 바오로 2세는 1995년 세계청년대회에서 “예수는 이들과 대화하고 교회인 몸을 통해 헌신적 삶이 필요한 선택을 하도록 가능성을 제시하고 싶어 한다”면서 “오늘날 교회는 젊은이와 동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젊은이들은 자기 삶의 의미를 찾고, 관계를 지향하며, 정의를 추구하고, 거룩함을 갈망하지만, “고백된 신앙과 삶으로 실천된 신앙이 다른 ‘위선’”을 비난하며, 추상적인 교리와 원칙, 지루하고 의미 없는 의식을 강조하는 종교를 멀리한다고 맥가티 박사는 지적했다. 젊은이들은 단체나 조직에 분노하지 않지만 무관심하며, “종교적이지는 않지만 영성적”이고, 공동체보다는 “개인의 영적 여정”을 중시한다. 이들은 종교를 찾지 않으면서도 진짜 신앙을 체험하기를 갈망하며, 또래뿐 아니라 신뢰할만한 어른들과 신앙 안에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맥가티 박사는 젊은이들의 이런 성향을 분석하면서, “청년들은 자발적인 세상에 살고 있으며, 자발적으로 선택한 교회에서 전례를 드린다. 결국 자신들의 요구가 수용되는 곳과 자신들의 갈망이 해결되는 곳을 향해 간다”는 점에서 “자신들의 신학을 제 발로 실천한다”고 말했다. 그 부작용 중에 하나가 즉각적인 소속감과 사명을 느끼게 하는 광신적 종교 집단이나 사이비 교회에 들어가는 경우다. 맥가티 박사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 청년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복음을 선포하고 ▲ 신앙공동체에 대한 소속감을 느끼기 하고 ▲ 사도로서 사명감을 고취시킬 것을 주문했다.
▲ 정순택 주교(서울대교구 청소년담당 교구장 대리)의 축사로 시작된 이날 심포지엄에서
로버트 맥가티 박사는 청년 복음화를 위해 모두가 예수의 증거자와 스토리텔러가 되자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그런데 문제는 아동성추행 문제 등으로 가톨릭교회에 대한 이미지가 많이 나빠졌다는 데 있다고 맥가티 박사는 말한다. 또한 교회가 사제의 결혼, 여성 사제, 낙태 및 혼전 성관계를 반대한다는 점에서 부정적 인식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교회가 정의, 연민, 치유, 생명, 성사적 세계, 하느님 나라의 실현을 지지하고 있는 ‘긍정적’ 측면은 잘 모르고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맥가티 박사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현재 “교회는 제도가 아니라 러브스토리”라고 강조하면서 교회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꾸려고 애쓰고 있다면서, 학교, 본당, 지역공동체에서 활기 있는 전례, 환대와 소속감, 참여와 봉사로 젊은이들을 이끌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맥가티 박사는 본당이 “안전하고 믿을 만하며 그들을 받아들이고 지지하고 있는 새로운 가정”이 되어야 하며, “그들이 교회를 떠나더라도 신앙생활과 관련한 좋은 기억을 통해 다시 복귀할 수 있도록” 가정에서 부모가 먼저 노력해야 함을 일깨웠다. 한편 사제뿐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인이 ‘사목자’이며, 젊은이들에게 성인 신자들이 ‘살아 있는 복음’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 바오로 6세가 <현대의 복음선교>에서 “현대인은 스승의 말보다 좋은 표양을 주는 사람의 말을 기꺼이 듣는다. 스승의 말을 듣는다면, 스승이 좋은 표양을 보여주는 사람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듯이, “우리가 예수를 믿기 때문에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 어떻게 다른지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맥가티 박사는 말했다. 결국 우리의 삶과 예수의 언행이 통합되어야 한다는 것인데 “우리들의 피정은 예수의 이야기를 담고 있고, 봉사활동은 복음에 근거를 두고 있으며, 그 활동 가운데서도 늘 기도 체험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맥가티 박사는 그리스도인들이 복음을 선포하면서, 사회가 지닌 꿈과 예수의 꿈을 구분해야 하며, “교회는 때로 세속문화를 거슬러 사회정의를 선포하는 고결한 모험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모험에 젊은이들을 초대하고, 그들이 이 안에서 봉사할 기회를 주라고 제안했다. 여기서 ‘본당’은 예수의 꿈을 실현하는 곳이 되며, 그 꿈이란 “가난한 이들에게 전해진 기쁜 소식”이라고 말했다. 이 복음이 전하는 하느님 나라는 “새로운 돌파구요, 주님과 함께하는 충만한 삶, 창조주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는 모든 하느님 백성이 생명 가득한 삶을 누리는 것”이라고 전했다.
여기서 ‘우리를 움직이는 예수’는 “의미와 인식, 소속감, 정의, 거룩함 등 청년들이 갈망하는 것에 응답하시는 분”이며 “우리의 인간적 약함을 치유하고, 개인적이고 친밀하게 응답하시는 분”이고, “우리에게 사도가 되라고 하시분 분”이고, “연민을 지니고 소외되고 가난한 이들에게 가라고 하시는 분”이라고 맥가티 박사는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기도와 전례에서 창의적이고, 정의와 봉사에 좀 더 헌신적이며, 성체성사에 좀 더 집중하는 사제와 평신도들이 교회가 직면한 도전에 적절히 응답한다면, 이런 기회를 던져준 청년들에게 감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