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2월 28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글쓴이 한수진 기자 | sj1110@catholicnews.co.kr
선교는 ‘그리스도교 신자 수 늘리기’ 아니다
이현주 목사, 하느님 중심에 둔 선교와 그리스도인의 수행 강조
▲ 이현주 목사
25일 성골롬반외방선교회가 주최한 한국 선교 80주년 기념 세미나 ‘문화와 종교 안에서의 하느님의 선교(Missio Dei)’에서 이현주 목사는 ‘하느님의 선교’가 신자 수를 늘리는 것보다 민족과 종파를 초월해 사람들이 “세상 어디에서나 형제자매로 통하는 ‘하느님의 자녀들’”이 되도록 하는데 목적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이 목사는 ‘수행으로서 그리스도인의 하느님의 선교’를 주제로 두 번째 강의를 맡았다.
먼저 이 목사는 그리스도인에게 ‘수행’은 “여러 가지 해볼 만한 과제들 가운데 하나가 아닌, 근본적이고 궁극적인 과제”라고 설명했다. 이 목사는 수행을 “사람이 더러워진 자기 몸과 마음을 닦아서 본래의 깨끗하고 순수한 상태로 되돌리기 위한 행위”로 정의했다. 또한 특수한 종교에 국한되지 않는 수행은 “다양한 여러 종교들이 한 마당에서 함께 살아야 하는 21세기 지구촌에서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인류 공동의 과제”라고 설명했다. 더 나아가 이 목사는 “종교의 시대가 저물고 영성의 시대가 밝아온다”는 리처드 로어 신부의 말을 “각 종교들이 충실한 성숙의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뜻으로 해석했다.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에게서 삶의 도를 배우고 그대로 학습하여 마침내 그리스도와 하나 되기를 희망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이 목사는 예수가 “섬김을 받으려는 게 아니라 섬기는 삶의 모범을 보이려고 오신 분”이라고 강조하며, “그리스도인의 그리스도인 됨은 입으로 고백하는 신조의 내용에 있지 않고, 몸으로 실천하는 신앙적 삶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이 목사는 “제도교회를 관리하는 사람들보다 영성을 수련하는 그리스도인이 하느님의 선교에 더욱 적합하다”고 봤다. 수행인의 최종 목표가 수행하는 본인이 하느님 안에서 스스로 실종되어 없어지는데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리스도인이 자기 정체성을 찾아 그렇게 살도록 애쓰고 노력하는 것을 그리스도인의 수행이라고 한다면, 그리스도인의 수행은 곧 하느님의 선교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목사는 “하느님의 선교의 목적은 ‘그리스도교 신자 수’를 늘리는 것보다, 그리스도가 세상에 온 목적이기도 한, 사람들로 하여금 어느 민족, 어느 종파에 속했든지 간에 세상 어디서나 서로 형제자매로 통하는 ‘하느님의 자녀들’이 되도록 하는데 있다”고 강조했다. ‘하느님의 선교’라는 용어는 그리스도교에서 처음 나왔지만, 그 내용과 전개가 그리스도교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며, “‘사람’이 ‘유대인’보다 크듯이, ‘하느님’이 ‘그리스도교’보다 크기 때문”이다. 이 목사는 “이 목적이 이뤄지는 현장이 곧 하느님의 선교가 실현되는 현장이요, 하느님의 뜻이 하늘에서처럼 땅 위에서 이루어지는 현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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