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 용서, 회개"
악(惡)은 선(善)의 결핍입니다. 그러니 이웃이 나에게 행한 악은 나에게 행해야 할 선(善)을 덜 행한 것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내가 이웃에게 선을 덜 행하면 나는 이웃에게 악을 행한 것이 됩니다.
선을 덜 받았고, 사랑을 덜 받았더라도, 받은 것을 돌려줄 때에는 넘치도록 가득 채워서 돌려주라는 것이 예수님의 가르침입니다. 덜 받았다고 해서 돌려 줄 때에도 덜 주면 그것이 바로 앙갚음이고, 악행이라고 하십니다.
그는 내가 저지른 잘못을 용서해 주었고, 잊어 주었습니다. 그는 나에게 앙갚음하지 않았고 오히려 사랑을 주었습니다. 그러니 나도 그의 잘못을 용서해 주어야 하고, 잊어 주어야 합니다. 나도 그에게 앙갚음하지 말고 사랑만 주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회개입니다.
이미 받은 용서와 사랑은 생각하지 못하고, 돌려주어야 하는 용서와 사랑이 어렵다는 생각만 합니다. 그 어려운 것을 그가 나에게 주었는데, 나는 너무 어려워서 그에게 주지 못하겠다는 생각만 합니다. 알게 모르게 우리는 많은 용서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받은 건 금방 잊어버리고, 덜 받은 건 오래 기억합니다. 그리고 돌려주어야 하는 건 너무 실천하기가 어렵다는 말만 합니다. 아무리 어려워도 최소한 받은 것만큼은 돌려주어야 합니다. 그동안 받은 용서와 사랑,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그 은혜들...
왜 '용서' 라는 말만 나오면, 용서할 일만 생각하고 용서받은 일은 생각하지 않는지... 왜 '악인'이라는 말만 나오면, 다른 어떤 사람만 생각하고 자기 자신은 생각하지 않는지... 왜 '원수' 라는 말만 나오면, 자기의 원수만 생각하고 누군가 자기를 원수로 여기고 있을 거라는 생각은 못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