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느님과 재물 -
오늘 복음 말씀은 우리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근본적인 선택을 분명히 바라보게 합니다.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고 하시는 예수님의 말씀을 우리는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 말씀은 세상 삶의 가치를 무시한 채 현세에 대한 관심을 끊고 영혼만을 돌보라는 잘못된 영성이나 이원론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더욱이 종교적 가르침과 세상살이 사이의 채워질 수 없는 간격을 새삼 확인하게 하는 불가능한 이상도 아닙니다.
이 말씀은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라는 예수님의 간곡한 초대입니다. 우리가 단지 생존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살아 있기'를 바라시는 예수님의 깊은 염려와 사랑의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진정한 삶의 변화는 올바른 삶의 우선순위를 가졌을 때 가능하다고 선언하십니다.
우리의 사고방식과 삶의 방식을 살펴보면 예수님의 이 말씀이 얼마나 정곡을 찌르며 '현실적'인지를 헤아릴 수 있습니다. 재물을 '섬기지' 말라고 하시는 예수님의 분부는 우리 모두에게, 곧 자기 자신밖에 모르는 오만한 부자에게도, 실의와 분노로 가득 찬 궁핍한 이들에게도 절실한 말씀입니다. 이 말씀은 우리를 자유롭게 해 주시려는, 말 그대로의 '기쁜 소식'입니다.
이 말씀을 제대로 알아듣고 실천하는 삶의 변화를 위해서는 복잡한 설명이 필요하지 않으며, 오늘 복음에 분명하게 밝혀져 있습니다. 곧, 세상살이에 대한 심려 이전에 주님께서 보여 주시는 삶의 가치인 하느님 나라와 그분의 정의를 추구하는 데 힘을 쏟는다면 지상의 것들을 온전하게 선용할 수 있는 지혜를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삶의 기술'이며, 세상살이를 제대로 아는 사람의 태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