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셉의 협조
우리가 만일 백 년을 살다 죽으면 평생 몇 끼니를 먹을까요? 하루 세 끼로 계산해 보았더니 십만 번이 넘습니다. 그런데 그 가운데에서 우리가 직접 농사짓거나 낚시해서, 또는 가축을 키워 일일이 먹거리를 마련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입니다. 또한 우리가 입는 여러 벌의 옷도 직접 바느질해서 마련하는 것은 거의 없습니다.
이러한 점을 하나하나 되새겨 보면 우리는 결코 혼자의 힘으로 살아온 것이 아님을 깨닫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서로서로 어떤 방식으로든 도움을 주고받으며 살아갑니다. 이게 바로 공동체의 신비입니다.
하느님께서도 우리와 공동체를 이루시어 살아가고 싶어 하십니다. 그래서 그분께서는 우리를 도우실 뿐만 아니라 우리의 도움을 바라기도 하십니다.
오늘 복음은 이를 잘 보여 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는데, 하느님께서는 당신 아드님을 이 세상에 보내시면서 요셉의 협조를 바라신 것입니다. 사실 요셉의 협조가 굳이 없더라도 그분께서는 아드님을 이 세상에 다른 방식으로도 보내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요셉과의 공동체를 원하셨기에 도움을 구하시는 것입니다.
어쩌면 구세주께서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뜻의 ‘임마누엘’이라는 이름을 가지신 것도 같은 이치라고 생각합니다. 하느님과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는 것, 그래서 우리가 그분의 돌보심을 받고 우리 또한 그분의 일을 하는 것이 그분께서 원하시는 것입니다. 요셉은 이를 잘 깨달아 기꺼이 그 공동체의 구성원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