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주시는 성령
우리는 니케아 신경을 바치며 성령을 ‘생명을 주시는 분’이라고 고백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생명’을 우리는 다양한 뜻으로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곧 각 사람에게 주어진 육체적인 생명을 주시는 분이라고만 고백하는 것이 아닙니다. 예컨대, 각 공동체에게는 ‘일치’를 이루시는 분이시고, 냉담 교우들에게는 뜨거운 ‘열정’을 불러일으키시며, 하느님을 알아보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깨달음’을 주십니다. 이처럼 성령께서는 각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생명력을 주시는 분이십니다.
그리스 정교회의 이냐시오 총대주교가 성령에 대하여 역설한 다음의 내용은 많은 그리스도인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성령을 받지 못하면 하느님께서는 멀리 계시고, 그리스도께서는 단지 역사적 인물에만 머무르신다. 성령을 받지 못하면 복음서는 죽은 문서에 지나지 않으며, 교회란 한낱 조직일 따름이다. 성령을 받지 못하면 권위란 다만 지배하는 것일 뿐이고, 선교란 선전에 지나지 않는다. 성령을 받지 못하면 전례란 과거의 회상일 따름이며, 그리스도인의 행위는 노예들의 노동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습니다. 성령을 통하여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이 생명력을 얻게 됩니다. 바로 그러한 이유로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죽음과 부활로 우리에게 성령을 주셨고, 사도들은 그러한 성령을 받아 교회의 시대를 열었습니다.
우리 모두 성령의 바람이 우리 안에 자리 잡도록 마음의 문을 열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