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헌의 삶
성탄 다음 40일째 되는 날, 곧 2월 2일을 예수 성탄과 주님 공현을 마감하는 주의 봉헌 축일로 지닙니다. 이 축일은 성모께서 모세의 율법대로 정결례를 치르시고 아기 예수를 성전에서 하느님께 봉헌하신 것을 기념합니다. 예루살렘에서는 386년부터 이 축일을 지냈으며, 450년에는 양초 봉헌 행렬이 여기에 덧붙여졌습니다. 6세기에는 시리아에서 이 축일이 거행되었고, 로마는 7세기 후반에 이를 받아들였다. 8세기 중반에는 ‘성모 취결례(정화) 축일’로 부르기도 하였는데, 18세기 프랑스 전례에서 ‘주의 봉헌’으로 바뀌었습니다.
하느님께 선택받은 백성으로 자부하던 이스라엘 백성은 삶의 모든 사건을 종교적으로 해석하며 살았습니다. 어느 여인이 아이를 낳으면 그 여인은 종교적인 정결 예식을 거행해야 했습니다. 정결 예식의 절차는 번제물과 속죄 제물을 바치는 것입니다. 번제물로는 한 살된 숫양 한 마리를 바쳐야 했고, 속죄 제물로는 어린 집비둘기나 산비둘기 한 마리를 바쳐야 했습니다. 만일 집안이 가난하면 양 대신 비둘기를 바칠 수 있었습니다. 성모께서는 비둘기 두 마리를 제물로 바치셨습니다. 이렇게 하여 산모는 종교적으로 완전히 깨끗해지고 봉헌된 아이는 하느님의 사람으로 인정받게 됩니다.
주의 봉헌 축일을 지내면서 우리가 하느님께 봉헌할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봅니다. 바울로 사도는 로마서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여러분 자신을 하느님께서 기쁘게 받아주실 거룩한 산 제물로 바치십시오. 그것이 여러분이 드릴 진정한 예배입니다.”(로마 12:1). 하느님의 자녀로 산다는 것은 참으로 감사드릴 일이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하느님께서 기쁘게 받아 주실 봉헌물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개인의 욕심을 버리고 날마다 살아가는 거룩한 삶, 사랑의 삶이 우리가 하느님께 드릴 참된 봉헌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