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는 제자들만을 위해서 기도하시는 것이 아니라 다음 세대의 그리스도교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하십니다. “나는 이 사람들만을 위하여 간구하는 것이 아니라 이 사람들의 말을 듣고 나를 믿는 사람들을 위하여 간구합니다.”(20) 이렇게 다음 세대, 즉 오늘을 사는 우리를 위해서도 기도하셨습니다.
“이 사람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하여 주십시오”(21) 하셨는데 ‘모두’라는 말은 모든 시대, 모든 장소, 모든 사람들을 의미합니다. 그러니까 교회의 보편성을 말하면서 공동체의 일치를 이루어주시기를 간구하십니다.
예수께서는 사람들이 모이면 어떤 상황이 벌어지는지를 미리 내다보셨습니다. 빈부의 차이, 신분의 차이에서 오는 갈등, 민족과 민족 사이의 알력, 구약과 신약의 사람들 사이의 생각 차이는 처음부터 예측할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사도행전이나 사도들의 서신에는 불화를 말하는 곳이 많이 나옵니다. 사도들의 큰 과제 중의 하나가 바로 분열된 공동체를 하나로 결속시키는 일이었습니다. 사도 바울로는 이렇게 말합니다. “성령께서 평화의 줄로 여러분을 묶어 하나가 되게 하여 주신 것을 그대로 보존하도록 노력하십시오. 그리스도의 몸도 하나이며 성령도 하나입니다. 이와 같이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당신의 백성으로 부르셔서 안겨 주시는 희망도 하나입니다. 주님도 한 분이시고 믿음도 하나이고… 하느님도한 분이십니다”(에페 4:3-6).
안티오키아의 성 익나시오는 신자들의 일치된 생활을 합창에 비유하고 “서로 조화를 이루어 하느님의 노래를 하나로 엮어 한 목소리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아버지께 노래를 불러 드려야 합니다.”라고 말하였습니다. 일치는 사랑이고, 일치는 그 자체로 하느님을 자랑한다.(사도 2:47 참고)는 것을 기억합시다. 이제 우리는 하나 됨을 위하여 주님과 먼저 하나를 이루어 나가야 합니다. 사랑을 통하여 하나 됨을 완성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