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교회력으로 성삼위일체주일입니다. 삼위일체라는 말은, 말 그대로 "성부, 성자, 성령께서는 각기 다른 위격을 가지고 있지만 한 몸을 이룬다."라는 뜻이지요. 솔직히 이 말뜻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하나이신 하느님인데, 또 세 분이 있다는 것. 그런데 그 세분이 또 한 분이라는 것. 정말로 이해하기가 쉽지 않지요. 그러나 이해가 되지 않더라도, 이 안에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 삼위일체의 신비는 우리를 위한 것으로,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에게 계속 전달되기 위해서 이루어지는 사랑의 신비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믿는 하느님은 성부 성자 성령 세분이 사랑으로 하나가 되신 삼위일체 하느님이십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고 끊임없이 우리들에게 그 사랑을 베푸시는 분이십니다. 예수님 역시 하느님의 뜻을 따라 무상으로 모든 이들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베푸셨지요. 이제 하느님께서는 성령을 통해서 인류 역사 안에 그 베푸심을 계속해 나가고 계십니다. 이처럼 우리들에게 사랑을 전해 주시기 위하여, 성격이 다른 세 위격이 하나 되는 신비가 바로 삼위일체의 신비인 것입니다
구원 역사 안에서 드러난 삼위의 역할을 통해 본다면, 세상을 창조하신 일은 성부께서 이루셨고, 죄로 인해 하느님과 멀어진 인간을, 자신을 완전히 내 놓는 십자가의 사랑으로 구원하신 일은 성자께서 하셨습니다. 그리고 인간이 하느님의 가르침을 따라 살아가도록 우리들에게 깨달음과 능력을 주시며 성화의 길을 가도록 해 주시는 분은 성령이십니다.
이제 더 이상 주님에게 불평 담긴 판단을 해서는 안 됩니다. 대신 주님의 그 사랑을 계속해서 바라볼 수 있도록 끊임없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 인간을 위해 서로 다른 세 위격이 하나를 이루듯이, 서로 다른 우리들 역시 주님을 생각하면서 하나를 이루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때 우리들은 정말로 이해하기 힘든 성삼위일체의 신비를 비로소 깨달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삼위일체 교리는 우리가 일상의 삶 속에서 매일 살아야 할, 신앙생활의 핵심적인 교리입니다. 불화와 대립을 극복하고 화해와 일치의 삶을 사는 것, 사랑으로 하나가 되는 삼위일체의 신비를 누리고 그 안으로 들어가는 것, 이것이 신자생활의 이상이다.
성호경을 할 때마다, 영광송을 바칠 때마다 삼위일체의 신비를 살아가도록 다짐하고 그 은총을 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