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이라는 용어는 영적 삶을 논하는 데 도움이 되는 약칭이기는 하나 사실은 조금 이상한 표현이라는 점을 알 필요가 있습니다. 영성이라는 말은 아주 현대적인 용어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15세기나 16세기에 사는 어떤 사람에게“당신의 영성에 관해 말해 주시오”라고 말한다면, 그는 여러분이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에게‘영성’은‘성령 안의 삶’곧‘그리스도 안에서 누리는 삶’을 가리키는 약칭입니다. 먼저, 우리의 행위에‘영적 삶’이라든가‘영성’이라고 부르는 영역에 있다고 생각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다시 말해‘성령 안에서 산다’는 말이 의미하는 개념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갈라디아서 5장에서 분명하게 보여주듯이, 사도 바울이‘성령 안의 삶’이라는 말로 가리키는 것은 여러 가지‘영적’행위들이 아니라 우리가 삶을 통해 실천하는, 인간성과 관련된 여러 가지 간결하고 직접적인 의무, 미덕들입니다. 성령의 열매는 사랑과 기쁨과 화평과 인내와 친절과 선함과 신실과 온유와 절제입니다. 그래서 영성이라는 것이 우리의 삶 한편에서 일어나는 좀 낯설고 특이한 일이나 아니면 이국적이고 흥분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려고 한다면, 우리는 지체 없이 주문이라도 외우는 양“사랑과 기쁨과 화평과 인내, 이 모든 것은 다 사람이 행하는 덕일 뿐이야”라고 외쳐야 합니다. 우리 전통을 이끈 영적 스승들은 영적 황홀 체험이 일상적 친절과 실제적 관용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계속해서 깨우쳐 줍니다. 그러면 우리는‘성령 안의 삶’, 곧 예수 그리스도 안에 사는 삶에 대해 무엇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앞으로 이 주제를 네 가지로 구분해 살펴보려고 하며, 굳이 영적 성숙을 따지는 도표를 내세우지 않고서 우리가 제자도의 삶을 살고자 할 때, 도움이 될 만한 길을 아래와 같이 살펴보고자 합니다. 첫 번째는‘자기 이해’, 둘째는 ‘평정’, 다음은 ‘성장’, 마지막은‘기쁨’이라는 주제를 살펴보며 성령 안의 삶, 제자 훈련의 과정을 마무리합니다. |